2024년 10월 28일 월요일

사난살주 (live, alive and life)

다큐공연 「사난살주」를 관람하고 있다. 극의 제목 ‘사난살주’는 “살아 있으니 살아간다”는 뜻의 제주 방언이라고 했다.

1부의 타이틀(국가는 우리에게)이 ‘억장’이다. 3m짜리 장(丈, 10척)이 1억개나 쌓인 높다란 억장지성(億丈之城, 30만㎞)이 무너지는 슬픔과 아픔이라니… 참척의 비통을 겪은/겪고 있는 남겨진 사람에게는 그냥 죽지 못해 산다, 마지못해 행한다로 다가올 법하다.

객석 곳곳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연극도 아니고 안연극도 아닌 이상한 것이 보는이의 가슴을 후빈다. 4·3의 따님, 5·18의 동생, 4·16의 아버지, 10·29의 어머니와 그 이웃들이 이렇듯 지성(至誠)을 드리니, 너그러이 받으사 이제 고만 감천(感天)하시고 정의를 세워 눈물을 닦아 주시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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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참사의 아픔 보듬은 연극 「사난살주」
아픔 딛고 무대 오른 유족, 뜨거운 마음으로 연대한 이웃

제주 4·3과 광주 5·18, 4·16 세월호와 10·29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 「사난살주(live, alive and life)」가 28일(월)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1층 성당에서 막을 올렸다.
극의 제목 ‘사난살주’는 “살아 있으니 살아간다”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1부 억장(億丈)은 김은숙 배우가 4개의 에피소드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아 극을 인도해 나갔다.
제주 4·3은 현애란 배우가 고영일·강순옥(부모) 희생자의 애달픈 이야기를,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김호준 배우가 국민학교 4학년 전재수(형) 희생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4·16 세월호 참사 이야기는 단원고 2학년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종택氏가, 10·29 이태원 참사 이야기는 문효균氏의 어머니 이기자氏를 대신하여 성가소비녀회 조진선(안나) 수녀가 자식을 잃은 참척의 고통을 들려주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파하는 유족들의 울음 섞인 하소연에 객석에서는 흐느낌과 함께 뜨거운 연대의 박수가 쏟아졌다.

<>29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1층 성당에서 제주4·3, 광주5·18, 4·16세월호, 10·29이태원 참사를 다룬 연극 「사난살주」가 상연되었다. 왼쪽부터 김호준 배우, 문종택 아버지, 김은숙 배우, 조진선 수녀, 현애란 배우

2부 감천(感天)은 하늘을 감동시켜 이땅에 정의와 평화가 넘치게 만들고픈 소망을 담아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연극을 기획하고 연출한 방은미(요한네스)氏는 “주님만을 섬기고 사람을 도우라 하신 기도가 이 연극을 만들게 했다”면서 “연극을 통해 바치는 기도가 학살과 참사로 별이 되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 후에는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첫 구조요청 시간인 오후 6시 34분에 맞춰 묵주기도가 이어졌고, 7시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관하는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 중에는 참사 희생자 159명의 이름이 불려졌다.

<>29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1층 성당에서 「사난살주」 공연이 끝난후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수녀, 배우, 유족, 청중이 연대의 마음으로 사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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