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중명전(重眀殿) 현판은 日(날일)이 들어간 ‘明’ 대신에 目(눈목)이 들어간 ‘眀’을 썼다. 明과 모양이 다른 眀은 朙(밝을명)의 이체자로 ‘밝게 볼 명’으로도 부른다. 朙은 囧(빛날경)과 月(달월)로 구성돼 있는데, 창문에 비친 달을 뜻한다.
重(거듭할중)과 眀(밝을명)이 합쳐진 중명(重眀)은 ‘거듭하여 밝다’는 의미로 주역(周易)의 이괘(離卦)에서 따온 이름이다. 1905년 11월17일,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다’는 이곳 중명전에서 일본제국의 실권자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의 대신들을 위협하여 을사5조약을 관철하였고 이는 그대로 대한제국에 굴레(勒륵)가 되었다.
이로부터 날씨나 분위기가 스산하고 싸늘한 상태를 늑약(勒約)이 강제된 1905년 을사년(乙巳年)과 분위기가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을씨년스럽다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117년이 지난 2022년 가을…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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