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4일 수요일

이제 고마 우리 집에 가자

2월 24일 수요일… 기다리던 영화 ‘귀향’이 드디어 개봉했다. 요 몇년 사이에 이른바 1000만 영화라고 하는 대작(?)들을 극장에서 본 적이 없다. 가장 존경하는 이충무공의 ‘명량’ 조차 명절 때 TV에서 편성한 것으로 시청했을 뿐인데… 鬼鄕(Spirits’ Homecoming) 만큼은 꼭 개봉 당일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가까운 곳에 메가박스가 있어 7시 15분 상영분을 관람할 수 있었는데… 2관 129석이 모두 만석이었다.

플롯은 바깥이야기와 안이야기가 맞물려 진행되는 변형된 액자소설 구조로 보면 될 거 같다.
127분의 러닝타임… 먹먹하고 답답하고 분노했다가 다시 허무에 빠지고 또다시 눈물 짓다가 반성하고 다짐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몇 번이나 깊은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1943년 즈음 20만명이 끌려갔다는데, 1991년 정신대 피해자로 등록되었던 분들은 238명, 이마저도 이제 44분만 생존(2016년 2월 24일 기준)해 계신다.


조정래 감독의 제작 동기와 무려 14년이 소요된 제작 기간, 歸鄕이 아닌 鬼鄕이라는 타이틀의 의미, 히트 조짐이 보이는 괴불노리개, 재능기부로 출연한 고마운 배우들, 엔딩 후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75,270명의 크라우드 펀딩 후원자 명단… 참으로 많은 걸 생각케 하는 묵직한 울림의 영화다.
노란 나비귀신이 되어 집으로 훨훨 날아 돌아오는 소녀들의 상처와 아픔이 영화의 씻김굿처럼 치유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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