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9일 수요일

남영동 대공분실

지난 토요일(7월 25일) 오후에 서울KYC 평화길라잡이가 진행한 남영동 대공분실 첫번째 시민안내에 참가했다. 내무부장관 김치열의 발주와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4공화국 시절인 1976년에 완공된 검은색 벽돌건물인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5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로 변신하였다. 1호선 남영역 1번출구로 나와 몇 걸음 옮기면 보이는 본투비치킨 골목에서 우회전하여 2분 정도 직진하면 도착할 수 있다.


육중한 철제 정문을 지나 우측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면 작은 철문 안쪽으로 1층과 5층만을 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나선형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부터 피의자로 끌려온 사람들의 공포와 단절과 불안감이 증폭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가파른 철제 계단을 돌아돌아 5층으로 올라가면 서로 문이 엇갈려 나있는 일자형 복도를 마주치게 된다.


509호실은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벌어진 현장이고, 515호실은 김근태가 기술자 이근안에게 고문을 당한 공간이다.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2조 2항은 사문화되었다.




리영희의 책과 통기타를 좋아했던 부산청년을 죽음으로 몰아간 시대적 야만과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이다. 어리석은 아저씨 치숙(痴叔)의 표현대로라면 ‘형적 없이 그러나 세차게 죽 흘러가는 힘’…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은 존재한다. 그러나 진지한 역사의식만으로 현실세계를 살아낼 수 없음도 분명하다.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는 주중에는 개방하고 있는 반면 주말에는 문을 닫고 있다. 서울KYC는 (사)박종철기념사업회와 협력하여, 한달에 한번 토요일에 대공분실 해설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