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8일 토요일

등골브레이커… 제2의 교복

가격 대비 기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고가의 아웃도어 브랜드 패션이 요즘 중·고등학생들의 또래문화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노스페이스 점퍼는 ‘제2의 교복’으로까지 불리는 상황이다.
중·고생들이 유행에 맞는 최신 스쿨룩을 갖추려면 대체 얼마나 들까나.

우선 무조건 착용해야 하는 교복은 동복 기준하여 상·하의 한 벌당 20만원대 후반이고, 여기에 와이셔츠 한 장을 추가하면 30만원이 넘는다고.
노페는 가장 많이 입는 ‘눕시 재킷’ 모델이 25만원 선이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뉴발란스’나 ‘나이키’ 등은 10만원대 초중반이고, 특히 생전의 스티브 잡스가 신었던 뉴발란스는 23만원이 넘는다.
‘빈폴’이나 ‘EXR’ ‘키플링’ 등의 가방 브랜드는 10만~30만원 선이다.
이렇게 점퍼, 신발, 가방 브랜드로 등교 패션을 코디하면 100만원대는 우습게 넘어간다. 최고가 제품으로만 조합하면 150만원에 육박한다. 말 그대로 등골브레이커(부모님의 등골을 부서트린다는 뜻으로 불효를 의미)다. 특히 노페는 얼마전 YMCA 조사 결과 해외보다 평균 56% 비싸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물론 국산 브랜드도 비싸기는 매한가지다.

“민식이냐?”를 외치는 안영미를 떠올려보자. 보통 성적 등에서 하위권인 학생들이 노페를 입으면서 주류에 포함되려고 하는 자기만족감 내지는 자기안도감의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는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노페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보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대장’ 등급의 고가 ‘노스페이스 강탈’이 새로운 학교폭력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갈취한 노페를 되팔거나, 싸게 팔겠다는 게시물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고.
이래저래 기성세대의 소비문화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학생문화.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기에는 이미 도를 넘은 것이 분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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