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9일 목요일

놈들이 잘 사는 세상

엊그제 종영한 시대극 「자이언트」의 주인공 이강모는 악마 조필연을 향해 “처음부터 너는 내게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가 이기고 싶었던 것은 너 같은 놈이 잘 사는 이 세상이었다”고 일갈한다.
결말에 비추어보자면 극 초반의 의구심과는 달리 이명박이나 이건희가 모델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강모는 그의 형 이성모가 전 생애를 통해 추진했던 처절하고 피냄새 풍기는 방식이 아니라, 초인적 의지와 제도권 내에서의 정정당당한 복수로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낸다. 한동안 드라마쿠스가 되어버린 것이 그리 아깝지 않은 결말이었다.
하지만 드라마와 현실 간에는 엄연한 격차가 존재한다. 공정사회는 없다. 불행하게도 비공식적인 루트를 사용할 수도 있는, 아니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세계라는 생각이 자꾸만 주입된다.
유전무죄의 계급사회는 수많은 이성모와 이강모, 이미주, 이준모를 양산하지만 불굴의 용기와 공정한 정의감, 따뜻한 양심으로 뭉친 이상적인 인물 이강모는 결코 나오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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