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제가 떠나겠습니다, 신부님.

신부님, 나라가 이 지경입니다. 하 수선하고 시끄러운 소리만 자꾸 들려오는데, 이 나라 백성으로 어찌 눈 감고 귀 닫고 입 닫고 모른 척 지낼 수 있겠습니까?
종교적인 문제에 있어선 얼마든 신부님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허나, 국가와 애국심에 관한 문제라면 신부님은 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집이 아닙니다. 숙명입니다. 이 산하에 사는 자의 운명입니다.
신부님, 제 정치적 언사가 신부님의 성무에 어떤 방해를 끼친답니까? … 죄송합니다. 신부님께 염려를, 신부님 성무에 방해를 드려서요. 하지만 저는 분명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그것을 눈감고 귀 닫고 모른 척 지낼 수 없습니다. 제가 떠나겠습니다, 신부님.

3년 전 안도마는 그렇게 부모와 두 형제를 데리고 떠났다. 그 이후 거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 음악극 「안중근의 고백」, 국립극장 달오름, 2023.10.6(금) PM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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