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1일 토요일

끝도 없는 긴긴 밤을 살아가는 나의 산하

어제 송년회는 작은 음악회이기도 했다. 「임진강」 「철망 앞에서」와 같은 통일 염원이 담긴 노래는 물론 「로망스」 「슬라바송」(당신의 의미) 「마누라송」(라 트라비아타 中 축배의 노래) 「월량대표아적심」(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라 캄파넬라」(작은 종) 같은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다국적곡들이 선보였다. 내 이름이 호명됐을 때 잠깐 고민하다가 오래전 불렀던 노찾사 1집의 「산하」를 떠올려 최대한 구수하게 부르려 노력했다.

겨울 가고 봄이 오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길게 누운 이 산하는 여윈 몸을 뒤척이네
피고 지는 네 얼굴에 터질듯한 그 입술에
굵은 비가 몰아치면 혼자 외로이
끝도 없는 긴긴 밤을 살아가는 나의 산하

하얀 고개 검은 고개 넘어가는 아리랑고개
눈물 타령 웃음 타령 휘어 감는 사랑노래
피고 지는 네 얼굴에 터질듯한 그 입술에
굵은 비가 몰아치면 혼자 외로이
끝도 없는 긴긴 밤을 살아가는 나의 산하

붉은산과 흰옷이 그리웠던 망나니 삵의 심정이 느껴진달까. 이 노래를 부를 때 우리 조국 산하에 짙은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배어 나온다. 세계 어디에 있어도 어디에 살아도 우리는 한국인이다. 여기서가 끝이 아님을 기쁨처럼 알아 날마다 또 다른 꿈을 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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