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2024년 이곳만은 지키자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한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 함께했다. ⛏️태백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내셔널트러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소중한문화유산상을 받았다. 전쟁과 분단이 빚은 여성들의 아픈 역사는 결코 철거돼야 할 잔재가 아님을 인정받은 것이다. “올겨울 소요산에서 썰매 타며 이기는 싸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수상소감이 인상적이다. 🚫지리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며 네티즌상을 수상한 산청주민대책위는 “환경부장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일갈했다.

대상지가 처한 훼손위험성과 시급성, 이를 지켜내려 하는 지역 사람들의 자발성과 열정에 연대의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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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 개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조직적 보전운동 돋보여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55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는 23일(토) 오후 3시,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을 열었다.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지하1층 모이다홀에서 열린 시상식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회원과 수상팀이 참석한 가운데 조명래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7개 수상작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어서 △낙동강 하구 △동두천 △산청 △세종보 상류 △안양 △제주 함덕 △태백 등 수상팀이 가나다 순으로 나와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수상작을 소개했다. 이그나이트(IGNITE)는 5분 동안 20장의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방식의 발표다. 각 슬라이드는 15초 동안 보이며, 자동으로 넘겨진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이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임항 심사위원장이 수상작 선정에 대한 경과를 보고했다. 심사위원회는 1차 누리꾼 평가, 2차 서류심사, 3차 전문가 현장심사 등 엄정하고 꼼꼼한 심사를 통해 총 7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선정했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재즈밴드 솔리트리오가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수상작과 수상단체, 선정취지는 아래와 같다.

수상작① 태백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한국탄광문화유산연구소) :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태백시 장성광업소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삼척탄광’으로 채광을 시작했다. 조선인 강제동원으로 채굴된 석탄이 일제에 의해 전량 수탈되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1950년대 이후, 산업화에 따른 석탄의 수요 급증으로 태백은 ‘불의 도시’로 불리게 되었다.

장성광업소는 2024년 5월 말, 마지막 채굴을 마치고 89년 만에 폐광된 후 한국광업광해공단으로 이양되었다. 광해공단은 수만 여 미터에 이르는 지하 탄광갱도의 배수펌프 가동 중단을 예고했다. 석탄 채굴시설의 수몰과 태백 곳곳 산업유산의 훼손 및 방치가 우려되고 있다. 장성광업소는 자체로서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산업유산임과 동시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현장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수상작② 제주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제주참여환경연대) : 환경부장관상

‘상장’은 제주 함덕의 위쪽 지명이고, ‘머체’는 돌들이 많은 곶자왈 지대를 의미한다. 상장머체는 조천읍 교래리부터 함덕해수욕장에 이르는 제주도 최대 곶자왈의 일부이다. 곶자왈은 지하수 의존율이 98%에 이르는 제주에서 지하수 저장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상장머체는 경작, 목축 등으로 일부 훼손됐지만 여전히 중요한 지하수 저장고로 기능한다.

현재 제주시는 2030 제주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지역을 ‘보전관리지역’에서 공장 등 각종 개발행위가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에서 상장머체의 보전과 기능 유지는 제주 전체의 문제다.

수상작③ 안양 (구)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김원영·김한별·이후성) : 근대문화유산상

(구)농림축산검역본부는 1942년 ‘가축위생사업소’라는 이름으로 안양에 터를 잡았다. 훗날 개칭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수입 축산물 검역과 위생검사 등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1962년 건립한 현재의 청사 본관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이광노 교수가 설계한 것이다. 본관은 2003년 ‘안양시 건축문화상’을 수상한 특색있는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검역본부의 김천 이전 후, 행정복합타운이 이곳에 추진되기도 했지만 2023년,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된다.

수상팀은 본관동 동물 부조가 광화문 이순신 장군을 제작한 김세중 조각가의 도안임을 밝혀내었다. 현재 이 부지는 유휴지로 해당 부조들은 정기적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어 손상이 계속되고 있다.

수상작④ 낙동강 하구 백조의호수와 하늘연못(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 한국환경기자클럽상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교량의 수는 현재까지 무려 27개나 된다. 그런데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 개발을 이유로 16개의 신규 교량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대저대교는 멸종위기종 큰고니(백조)와 대모잠자리의 서식지인 국가유산보호구역 핵심지역을 관통한다.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파괴하는 부산시의 거짓 환경영향 평가가 드러나고 2021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안 노선을 고려해 부산시에 재협의를 요구했지만 2024년, 기존 노선을 통과시키면서 대저대교가 착공되었다.

수상작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 소중한문화유산상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여성에 대한 성 착취는 일제의 전유물만이 아니다. 해방 이후,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을 상대하는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허가한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기지 주변 성매매를 허가하고 위안부 여성의 성병을 관리해 안정적인 미군 주둔과 달러벌이를 위해 운영되던 기지촌 성병환자 수용시설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쟁유산이자 전쟁과 분단으로 발생한 여성들의 피해와 인권유린 역사의 현장이다. 1973년 건립된 이래, 창살 안에 감금된 여성들의 모습을 빗대 ‘몽키 하우스’로 불렸다.

2022년 대법원은 기지촌 여성들의 불법 성매매와 인권유린은 국가 책임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성병관리소가 ‘불행한 역사의 흔적’이라며 소요산 일대 개발사업 추진을 이유로 철거를 밀어붙이고 있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동두천성병관리소 철거저지공동대책위원회 최희신 공동집행위원장이 성병관리소의 보존 당위를 설명하고 있다.

수상작⑥ 세종보 상류의 금강(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 심사위원특별상

수상단체인 ‘보철거를위한시민행동’의 200일 넘는 천막농성은, 수문개방에 이은 보 철거가 오염된 강을 되살리는 유일한 대안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4대강 살리기’를 명분으로 2012년 완공된 세종보는 금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다. 오염된 강물에 녹조가 창궐하고 4급수 지표생물인 붉은깔따구 등이 번식했다.

2017년 11월, 결국 정부는 보 가동 6년 만에 담수를 중단하고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했다. 그러자 금강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흰수마자, 미호종개 그리고 겨울 철새들이 돌아왔다. 썩은 강바닥이 모래와 자갈톱으로 회복되고, 시민들이 금강을 다시 찾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21년 정부가 세종보 철거와 재자연화정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보 처리방안이 번복되었다. 세종보 철거의 백지화, 댐 추가 건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수상작⑦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 : 네티즌상

전국적으로 난립한 케이블카는 수익 감소로 지방재정 악화의 요인이기도 하다.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설한 케이블카는 이제 국립공원 지리산까지 침범하고 있다. 산청군이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 예정구간인 지리산 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3.15㎞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서식지다.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그리고 구상나무 집단군락지 등이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

케이블카 설치 예산은 1,177억으로, 30년 동안 흑자로 운영해야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산청군은 케이블카 설치로 등산객에 의한 탐방로 훼손을 감소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10개의 지주 설치와 헬기야적장, 가설삭도(모노레일) 등으로 인한 환경훼손과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하는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은 보존가치가 높고 훼손될 위험이 있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지역주민, NGO 단체들이 직접 제안하여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시민공모전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보존 가치가 높지만,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2024년 올해는 지난 5월 1일(수)부터 6월 15일까지 신청을 받아 각각의 응모작이 처한 ‘훼손 위험성’과 ‘시급성’을 판단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보전 운동의 추진 여부를 고려하여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팀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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