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김용월드 세계관 창시한 신필

무협 거장 「김용의 삶과 문학이야기」 학술행사 열려

탄생 100주년, 김용 문학의 평가와 한·중 교류방안 모색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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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웅문」 시리즈로 유명한 김용(金庸·진융·Jin Yong)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중국 저장(浙江)대학교 문학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김용, 그의 삶과 문학 이야기’ 행사가 3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고려대 문과대학(서관) 132호에서 계속됐다.

고려대 이상우 문과대학장의 개회사와 저장대학교 펑궈둥(馮國棟) 문학원장의 축사로 시작한 학술행사는 ‘나와 김용’, ‘김용의 문학세계’라는 2개의 꼭지를 가지고 1부와 2부로 나눠 좌담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현구 저장대학교 교우회장이 사회를 맡은 1부는 학계와 재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장대학교 출신들이 나와 김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자리에는 김용의 유일한 박사생 제자인 루 둔지(卢敦基, Lu Dunji) 중국 저장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이 학자로서의 김용 선생을 소개했다. 이어서 첸보(陈博·Chen Bo) 네오리진(NEORIGIN) 대표이사가 김용의 문학이 온라인 게임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30일 열린 ‘김용 탄생 100주년 학술행사’에서 저장대학교 관계자들이 김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점복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진행한 2부에는 같은 과 조동매 교수와 유경철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중국학전공 교수가 나왔다. 이들은 △김용 무협소설의 특징과 연구현황 △한국내 인기 원인을 조명하고 △작품에 내재된 장자적 사유 △다양한 장르로의 확산 △한·중간 민간교류에서 차지하는 역할 등을 분석하며 청중의 호기심을 끌어냈다.

학술행사는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김용 무협 커뮤니티 회원은 간본에 따라 상이한 전개에 대한 호불호를, 고려대 중문학과 학생은 국내 인기 웹소설·웹툰의 기저를 장악하는 김용 소설의 경전으로써의 지위에 관해 문의했다. 

이진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은 폐회사를 통해 “대학 시절에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서 읽었고, 소설의 내용과 무공을 가지고 격하게 논박하기도 했다”면서 “백면서생이 비급을 얻어 혼탁한 강호를 평정하는 권선징악형 보편성이 떠올라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용 작가는 1955년 「서검은구록」을 시작으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천룡팔부」 「소오강호」 「녹정기」를 거쳐 1969년 「월녀검」까지 총 15편의 소설을 연재하며 신필(神筆)로 불렸다. 그는 1959년에 홍콩에서 일간지 명보(明報)를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저장대학교 인문학원장을 역임한 후, 2018년 10월 30일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고려대 측은 김준엽 고려대 前 총장이 저장대(당시 항저우대) 한국연구소 설립에 기여한 것을 계기로 저장대와 교류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고려대 문과대와 저장대 문학원은 지속적인 학술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엽 총장과 김용 작가는 각각 1923년(~2011)과 1924년(~2018)생으로 한 살 차이가 난다.


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2024년 이곳만은 지키자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한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 함께했다. ⛏️태백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내셔널트러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소중한문화유산상을 받았다. 전쟁과 분단이 빚은 여성들의 아픈 역사는 결코 철거돼야 할 잔재가 아님을 인정받은 것이다. “올겨울 소요산에서 썰매 타며 이기는 싸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수상소감이 인상적이다. 🚫지리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며 네티즌상을 수상한 산청주민대책위는 “환경부장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일갈했다.

대상지가 처한 훼손위험성과 시급성, 이를 지켜내려 하는 지역 사람들의 자발성과 열정에 연대의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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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 개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조직적 보전운동 돋보여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55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는 23일(토) 오후 3시,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을 열었다.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지하1층 모이다홀에서 열린 시상식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회원과 수상팀이 참석한 가운데 조명래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7개 수상작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어서 △낙동강 하구 △동두천 △산청 △세종보 상류 △안양 △제주 함덕 △태백 등 수상팀이 가나다 순으로 나와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수상작을 소개했다. 이그나이트(IGNITE)는 5분 동안 20장의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방식의 발표다. 각 슬라이드는 15초 동안 보이며, 자동으로 넘겨진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이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임항 심사위원장이 수상작 선정에 대한 경과를 보고했다. 심사위원회는 1차 누리꾼 평가, 2차 서류심사, 3차 전문가 현장심사 등 엄정하고 꼼꼼한 심사를 통해 총 7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선정했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재즈밴드 솔리트리오가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수상작과 수상단체, 선정취지는 아래와 같다.

수상작① 태백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한국탄광문화유산연구소) :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태백시 장성광업소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삼척탄광’으로 채광을 시작했다. 조선인 강제동원으로 채굴된 석탄이 일제에 의해 전량 수탈되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1950년대 이후, 산업화에 따른 석탄의 수요 급증으로 태백은 ‘불의 도시’로 불리게 되었다.

장성광업소는 2024년 5월 말, 마지막 채굴을 마치고 89년 만에 폐광된 후 한국광업광해공단으로 이양되었다. 광해공단은 수만 여 미터에 이르는 지하 탄광갱도의 배수펌프 가동 중단을 예고했다. 석탄 채굴시설의 수몰과 태백 곳곳 산업유산의 훼손 및 방치가 우려되고 있다. 장성광업소는 자체로서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산업유산임과 동시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현장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수상작② 제주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제주참여환경연대) : 환경부장관상

‘상장’은 제주 함덕의 위쪽 지명이고, ‘머체’는 돌들이 많은 곶자왈 지대를 의미한다. 상장머체는 조천읍 교래리부터 함덕해수욕장에 이르는 제주도 최대 곶자왈의 일부이다. 곶자왈은 지하수 의존율이 98%에 이르는 제주에서 지하수 저장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상장머체는 경작, 목축 등으로 일부 훼손됐지만 여전히 중요한 지하수 저장고로 기능한다.

현재 제주시는 2030 제주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지역을 ‘보전관리지역’에서 공장 등 각종 개발행위가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에서 상장머체의 보전과 기능 유지는 제주 전체의 문제다.

수상작③ 안양 (구)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김원영·김한별·이후성) : 근대문화유산상

(구)농림축산검역본부는 1942년 ‘가축위생사업소’라는 이름으로 안양에 터를 잡았다. 훗날 개칭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수입 축산물 검역과 위생검사 등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1962년 건립한 현재의 청사 본관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이광노 교수가 설계한 것이다. 본관은 2003년 ‘안양시 건축문화상’을 수상한 특색있는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검역본부의 김천 이전 후, 행정복합타운이 이곳에 추진되기도 했지만 2023년,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된다.

수상팀은 본관동 동물 부조가 광화문 이순신 장군을 제작한 김세중 조각가의 도안임을 밝혀내었다. 현재 이 부지는 유휴지로 해당 부조들은 정기적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어 손상이 계속되고 있다.

수상작④ 낙동강 하구 백조의호수와 하늘연못(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 한국환경기자클럽상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교량의 수는 현재까지 무려 27개나 된다. 그런데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 개발을 이유로 16개의 신규 교량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대저대교는 멸종위기종 큰고니(백조)와 대모잠자리의 서식지인 국가유산보호구역 핵심지역을 관통한다.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파괴하는 부산시의 거짓 환경영향 평가가 드러나고 2021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안 노선을 고려해 부산시에 재협의를 요구했지만 2024년, 기존 노선을 통과시키면서 대저대교가 착공되었다.

수상작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 소중한문화유산상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여성에 대한 성 착취는 일제의 전유물만이 아니다. 해방 이후,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을 상대하는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허가한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기지 주변 성매매를 허가하고 위안부 여성의 성병을 관리해 안정적인 미군 주둔과 달러벌이를 위해 운영되던 기지촌 성병환자 수용시설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쟁유산이자 전쟁과 분단으로 발생한 여성들의 피해와 인권유린 역사의 현장이다. 1973년 건립된 이래, 창살 안에 감금된 여성들의 모습을 빗대 ‘몽키 하우스’로 불렸다.

2022년 대법원은 기지촌 여성들의 불법 성매매와 인권유린은 국가 책임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성병관리소가 ‘불행한 역사의 흔적’이라며 소요산 일대 개발사업 추진을 이유로 철거를 밀어붙이고 있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서 동두천성병관리소 철거저지공동대책위원회 최희신 공동집행위원장이 성병관리소의 보존 당위를 설명하고 있다.

수상작⑥ 세종보 상류의 금강(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 심사위원특별상

수상단체인 ‘보철거를위한시민행동’의 200일 넘는 천막농성은, 수문개방에 이은 보 철거가 오염된 강을 되살리는 유일한 대안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4대강 살리기’를 명분으로 2012년 완공된 세종보는 금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다. 오염된 강물에 녹조가 창궐하고 4급수 지표생물인 붉은깔따구 등이 번식했다.

2017년 11월, 결국 정부는 보 가동 6년 만에 담수를 중단하고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했다. 그러자 금강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흰수마자, 미호종개 그리고 겨울 철새들이 돌아왔다. 썩은 강바닥이 모래와 자갈톱으로 회복되고, 시민들이 금강을 다시 찾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21년 정부가 세종보 철거와 재자연화정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보 처리방안이 번복되었다. 세종보 철거의 백지화, 댐 추가 건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수상작⑦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 : 네티즌상

전국적으로 난립한 케이블카는 수익 감소로 지방재정 악화의 요인이기도 하다.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설한 케이블카는 이제 국립공원 지리산까지 침범하고 있다. 산청군이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 예정구간인 지리산 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3.15㎞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서식지다.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그리고 구상나무 집단군락지 등이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

케이블카 설치 예산은 1,177억으로, 30년 동안 흑자로 운영해야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산청군은 케이블카 설치로 등산객에 의한 탐방로 훼손을 감소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10개의 지주 설치와 헬기야적장, 가설삭도(모노레일) 등으로 인한 환경훼손과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하는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은 보존가치가 높고 훼손될 위험이 있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지역주민, NGO 단체들이 직접 제안하여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시민공모전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보존 가치가 높지만,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2024년 올해는 지난 5월 1일(수)부터 6월 15일까지 신청을 받아 각각의 응모작이 처한 ‘훼손 위험성’과 ‘시급성’을 판단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보전 운동의 추진 여부를 고려하여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23일(토) 열린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제22회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팀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恩光衍世(은광연세)… 은혜의 빛이 온세상에 퍼지다

우리 역사 속 이름을 남긴 여성들 ②김만덕

양인에서 기녀로, 존경받는 만덕할망으로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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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문해 중학과정 사회 3학년 교과서는 ‘Ⅳ-3. 역사 속 여성들의 생활’ 단원에서 우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 4人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이 단원은 역사를 빛낸 여성들의 삶이 우리와 무엇이 달랐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두번째 인물은 신사임당이다.

김만덕(金萬德, 1739∼1812)은 영조 때 아버지 김응열과 어머니 고씨의 2남1녀 중 막내딸로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양가집 출생이었지만, 12세가 되던 1750년(영조26)에 전국을 휩쓴 기근과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제주목 기녀의 수양딸로 맡겨졌다. 교방에서 노래와 춤, 거문고를 배우고 18세 때 기적에 올라 나중에는 기녀의 우두머리인 행수기녀가 되었다.

이후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김만덕은 22세 무렵 “본래 양가 출신으로 부모를 잃고 가난으로 부득이 기녀가 되었으니 다시 양녀(良女)로 환원시켜 달라”고 탄원하였으나 거부당했다. 그래도 뜻을 굽히지 않고, 제주목사 신광익과 제주판관 한유추를 찾아가 거듭 호소하여 24세(영조38)에 기어코 양인 신분을 회복하였다.

결혼하지 않고 제주목 동문 밖에 객주를 차린 김만덕은 말총·미역·전복·양태·우황 등 제주의 특산물을 육지에 내다 팔고 육지에서는 제주도의 수요품을 사들여 되파는 뛰어난 상술로 50대에 들어서 육지의 대부호 못지않은 거상으로 성장하였다.

김만덕이 50대 초·중반이던 1790년(정조14)부터 1794년(정조18)까지 수년간 계속된 흉년으로 수천 명의 사람이 죽음으로 내몰렸다. 만덕은 제주 관덕정에 큰 솥을 걸고 손수 죽을 쑤어 많은 사람들을 구제했다. 1795년, 조정에서 구호미를 보냈지만, 바다를 건너 오는 도중 수송선이 침몰했다. 이 소식을 들은 만덕은 자신이 모은 전 재산 1천금을 털어 육지에서 쌀과 곡식 500여 석을 사들였다. 이중 십분의 일은 자신의 친족을 살리고, 450여 석은 제주목 관아에 진휼미로 기부하였다. 관아에 쌀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굶주린 사람들이 김만덕을 칭송하며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채제공은 「만덕전」에서 “정조 20년 6월 6일 만덕이 천금을 내어 쌀을 육지에서 사들였다. 모든 고을의 사공들이 때맞춰 이르면 만덕은 그중 십분의 일을 취하여 그의 가족을 살리고 그 나머지는 모두 관가에 실어 날랐다.”고 기록했다. 정부의 공식기록인 「일성록」에도 “노기 만덕은 스스로 원하여 쌀 3백 석을 바쳤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제주목사의 보고로 만덕의 선행이 조정에 알려지자, 정조는 기특하게 여겨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전하였다. 이에 김만덕은 한양에 올라가 궁궐을 보고, 금강산을 유람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아뢰었다. 당시에는 출륙금지령으로 제주 사람은 섬 밖으로 함부로 나갈 수 없었다. 또한 평민 신분의 만덕이 임금을 알현할 수 없었기에 벼슬을 받아야 했다. 만덕은 내명부나 외명부 어디에도 속한 여인이 아니었기에 정조는 내의원의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명예직을 제수하고 예궐을 허락하였다. 1796년 58세의 만덕은 한양으로 올라가 정조에게 직접 벼슬을 받고, 효의왕후에게 상을 받은 뒤 정조의 배려를 받아 이듬해 봄 금강산에 들어가 1만2천봉의 장관을 돌아보았다.

김만덕은 이 과정에서 반년가량 한양에 머물면서 채제공, 이가환, 박제가, 정약용 등 많은 문인을 만나 교류하였는데, 만덕을 송별하며 지은 시문이 한 권의 첩으로 만들어질 정도였다. 금강산 관광 후 만덕은 벼슬을 내놓고 제주도로 돌아갔다. 김만덕은 평생 독신으로 자선사업을 계속하여 온 도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만덕할망”이라 불리다가 1812년(순조12) 73세의 나이로 운명하였다. 김만덕은 고으니모루(현 국립제주박물관 정문 앞 부근)에 묻혔다가, 일주도로 확장에 따라 1977년 정월 제주시 건입동 소재 모충사 경내의 묘탑 아래에 이묘되었다.

1840년(헌종6) 제주에 유배를 온 추사 김정희는 김만덕의 선행에 큰 감명을 받아 ‘은광연세(恩光衍世, 은혜의 빛이 온 세상에 퍼지다)’라는 편액을 써서 칭송하였다. 제주도는 1980년부터 매년 김만덕의 기일(10월 22일)에 가까운 일요일, 건입동 사라봉 모충사에서 ‘만덕제’를 봉행하고 ‘김만덕상’을 시상해 오고 있다. 또한, 김만덕의 나눔과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5년 5월, 김만덕기념관을 건립하였다.

김만덕은 2007년 5만원 위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 KBS 1TV의 특별기획 드라마 「거상 김만덕」에서 배우 이미연(아역 심은경)이 시대의 한계를 극복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열연했다.


2024년 11월 17일 일요일

처벌의 평등

제가 예전에 이영준 신부님께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어요. “신부님께서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그랬더니 신부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어요. “하느님을 찾지 않는 세상이라고요.” 그 속뜻이 뭐냐면 약자들이 약자임을 깨닫지 않고 하느님을 찾지 않는 세상, 결국 세상의 모든 성직자들이 실업자가 되길 바라신 거더라고요. 이런 세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세상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평등해야겠죠. 평등의 종류는 매우 많은데 그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등은 바로 ‘처벌의 평등’이에요. 힘이 있는 사람이든 힘이 없는 사람이든 똑같은 죄를 지었으면 똑같이 처벌을 받아야지 왜 힘에 따라 처벌의 양이 다르냐고~!

―김해일(미카엘) 신부 강론, 「열혈사제Ⅱ」 중에서


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서울트립: 돈의문에서 청량리까지」 공유워크숍

「서울트립: 돈의문에서 청량리까지」 공유워크숍 개최

동대문문화재단-종로문화재단, 지역문화자원 교류·연계사업 확장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47


동대문구와 종로구가 협력하여 추진해 온 「서울트립: 돈의문에서 청량리까지」(이하 서울트립)의 사업결과를 공유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동대문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욱)과 종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승모)은 서울시자치구문화재단연합회의 ‘교류·연계콘텐츠 특성화사업’에 선정되어 두 지역의 사회적·문화적 자원을 발굴해 지역문화사업으로 연계하는 「서울트립: 돈의문에서 청량리까지」를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기획·운영했다.

14일(목) 오후, 서울한방진흥센터 3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공유워크숍은 1,2,3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동대문문화재단이 「서울트립」 사업을 소개하고 협력과정 및 협력구조와 추진배경, 사업범위 등을 발표했다. 동대문문화재단은 올해 구축한 협력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개발한 콘텐츠를 확장·지속해 나가면서 다양한 연계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14일 오후, 동대문문화재단 사업담당자가 「서울트립」 공유워크숍에서 동대문-종로의 역사적·문화적 연결성 발견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협력 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2부 순서에는 모씨네사회적협동조합(대표 전철원)이 동대문과 종로가 과거부터 교통망과 전통시장 등으로 연결되며 형성된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했다.

이어서 종로문화재단이 「서울트립」 사업을 통해 발견한 동대문과의 교류 콘텐츠를 소개하고, 전차노선을 기반으로 형성된 전통시장(광장시장 및 경동·약령·청량리시장) 상인 10명의 구술채록 내용을 상영했다. 재단은 상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웹스토리북(종로편/동대문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3부에서는 연극창작집단 아트프로젝트BE가 연극배우를 통해 듣는 시장 이야기 ‘오늘을 담다’를 타이틀로 낭독극을 선보였다.

<> 14일 오후, 종로문화재단의 사업담당자가 「서울트립」 공유워크숍에서 종로-동대문과의 공유콘텐츠 발견과 교류 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1899년, 서울의 동서축을 연결하는 교통망으로 돈의문(서대문)에서 청량리까지 이어지는 전차 노선이 개통되면서 동대문구와 종로구는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 전차 노선을 중심으로 전통시장이 발전하며 두 지역은 지역적으로 밀접하게 교류하며 근대문화와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다.

동대문문화재단과 종로문화재단은 「서울트립」 사업을 통해 발굴한 공동의 자료를 축적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는 콘텐츠를 활성화하여 시민들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사업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휴일 없는 11월답게 정신없이 바쁘다. 지난주에는 교육청 운영평가를 받았고, 이번 주말에는 서평원 성과공유회와 문해골든벨 일정이 잡혀 있다. 목·토·일 3일은 오전답사도 나간다. 오늘은 남산갤러리에서 9일간 전시한 학습자분들의 작품을 철수하는 날이다.

남산도서관 1층 벽면에 르네상스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1483~1520)의 「아테네학당」(The School of Athens)이 그려져 있다. 아치로 구현한 계산된 원근법은 58명이나 되는 등장인물이 산만하지 않도록 구도를 잡아주는 모습이다. 회화는 물론 철학, 수학, 과학에 아는 바가 미천하지만 9명 정도는 특정할 수 있다.

내가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중앙의 헐벗은 사람이 ①디오게네스다. 알렉산더에게 “좀 비켜줄래. 니가 햇빛을 가리고 있거등”이라고 요구했다는 냉소 개선비(⽝儒) 철학자다.

디오게네스 위쪽의 가운데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다. 왼손에 「티마이오스」를 끼고 오른손 검지로 하늘(이상세계)을 가리키고 있는 흰수염이 ②플라톤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③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른손바닥은 땅(현실세계)을 향하고 있다. 그가 든 책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두 사람 사이의 허공이 이 벽화의 소실점이다. 왼편 돌기둥 아래에서 산파술 공세를 펼치고 있는 풀색옷의 들창코 ④소크라테스가 보인다.

벽화는 계단을 가로축으로 상단에는 주류 철학자를, 하단에는 주로 수학자, 과학자, 예술가를 배치했다. 좌측 하단에서 두꺼운 책자에 뭔가를 끄적이는 사람은 ⑤피타고라스이고, 그 앞쪽의 얼굴을 괴고 앉은 고독남은 염세철학자 ⑥헤라클레이토스로 본다. 우측 하단의 허리 숙인 붉은옷은 기하학의 아버지 ⑦유클리드다. 콤파스를 들고 무언가를 시연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클리드의 1시 방향에서 얼짱 각도로 빼꼼하니 관객을 쳐다보는 이가 바로 이 프레스코 벽화를 그린 ⑧라파엘로다.

등장인물 중 홍일점이 피타고라스 위쪽의 흰옷 입은 ⑨히파티아(Hypatia)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자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했기에 수많은 청혼을 받았지만, “저는 이미 진리와 결혼했어요”라면서 독신으로 지냈다. 2009년 레이첼 와이즈가 열연한 영화 「아고라(Ágora)」는 치릴로 주교에 의해 종교적 살인을 당한 히파티아의 드라마틱한 삶을 다뤘다.

전시 관람을 갔다가 뜻하지 않게 고대 서양 지성들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남산도서관 출입문 옆 벽면에는 “國之語音이 異乎中國하여 與文字로 不相流通일세…”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해례본 어지 부분과 이를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세…”로 풀이한 언해본이 위아래로 함께 부조돼 있어 공부거리를 더해 주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독서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공)도서관이다. 도서관의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는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위정자들이 새기면 좋겠다.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41


남산갤러리에서 평생교육 학습자의 작품 전시

서울중부교육지원청, 다가온 평생교육 작품 전시회 개최

서울특별시 중부교육지원청(교육장 강삼구)은 11월 5일(화)부터 13일(수)까지 남산도서관 1층 남산갤러리에서 2024년 「중부 다가온 평생교육 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남산갤러리에는 학력인정 문해교육 학습자, 장애성인 네트워크·학습동아리 학습자들의 시화, 그림, 공예품 등이 전시되고, 한 해 동안 운영한 프로그램의 활동사진과 동영상이 송출되었다.

<>6일(수)과 10일(일) 오전, 후암동 남산갤러리를 찾은 학습자들이 양말목을 말아 키링/브로치를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갈월종합사회복지관(부채, 원형수틀, 사각액자, 텀블러) △남산골주간보호센터(공돌이워터볼, 압화보름달)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캘리그라피, 부채, 목공시계) △종로장애인복지관(서양화) △서울중구장애인복지관(목공예품) △신당야학(합죽선) △한국여성생활연구원(청주머니, 모자이크방석, 뜨개나뭇잎, 동양화) 등 7개 기관이 참가하여 구성원들의 솜씨를 뽐냈다.

한편, ‘다(多)·가(加)·온(溫)’은 많은 사람들이(多) 더하는(加) 따뜻함(溫)을 의미하는 중부교육지원청의 평생교육 브랜드이다. 다·가·온은 교육소외계층 및 신문해계층(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사업과 지원프로그램의 통합을 지향한다.

<>6일(수) 오전, 한국여성생활연구원 졸업반 학습자들이 남산도서관 1층에서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사자하 백마강의 슬픔

 △햏자1: 한국사 공부를 하는데, 왕이 사비로 수도를 옮겼다는 게 자기 돈으로 옮겼다는 건가요???

△햏자2: 아니 멍청아. 왕이 지 돈으로 옮겼겠냐? 역사는 기록되는 걸로 기억되는 거야. 유리하게 기록한 거지. 다 백성들한테 세금 걷었을 걸.

△햏자1: 오…

△행인1: 오는 무슨 ㅅㅂ


私費와 泗沘… 지난해 오늘, 부여로 가을소풍을 갔었다. 정림사지 앞마당을 지키고 선 1천4백살 오층석탑을 마주하며 탑멍에 빠져들었다. 부소산에 올라 사비수 굽어보며 애달픈 삼천궁녀의 그날을 떠올렸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현모양처의 대명사 신사임당

우리 역사 속 이름을 남긴 여성들 ①신사임당

여성 인물을 화폐에, 그러나 현모양처 이미지에는 거부감 보이기도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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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문해 중학과정 사회 3학년 교과서는 ‘Ⅳ-3. 역사 속 여성들의 생활’ 단원에서 우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 4人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이 단원은 역사를 빛낸 여성들의 삶이 우리와 무엇이 달랐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첫번째 인물은 신사임당이다.

본명이 신인선(申仁善)이라고 알려진 사임당 신씨(1504~1551)는 평산신씨 신명화와 용인이씨의 둘째딸로 강릉 북평촌 오죽헌에서 태어났다. 주나라의 기틀을 닦은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을 스승으로 본받고자 당호를 사임당(師任堂)으로 삼았다.

18세(1522)에 덕수이씨와 혼인하여 사위가 처가댁에 머무는 전통에 따라 강릉에서 살다가 시댁이 있는 한양과 시댁의 본거지인 파주 율곡리로 이주하고 남편을 따라 평창군 봉평에 거주하기도 했다. 슬하에 4남 3녀를 두었는데, 율곡 이이(1536~1584)가 셋째 아들이다. 넷째 아들 이우(1542~1609)는 금서시화(琴書詩畵)에 능통하여 ‘사절(四絶)’이라 칭송받았다.

맏딸 이매창(1529~1592) 역시 “이 어머니에 이 딸이 있다”고 기록될 만큼 금서시화에 뛰어났다. 선조 때의 부안(扶安) 기생 이매창(李梅窓·계랑, 1573?~1610?)과 동명이인이어서 혼동하기 쉽다.

<>신사임당의 그림 「훤원석죽」(원추리꽃과 패랭이꽃), 지본채색, 25.7×41.0㎝, 간송미술관 소장

신사임당은 어려서부터 시와 글씨, 그림에 재능을 보여 「초충도」 「양귀비꽃과 호랑나비」 등 다수의 그림, 서예작, 수자수 등을 남겼으나, 일부 연구자는 진작(眞作)이 희소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 이율곡이 서인의 종주로 추대되면서 신사임당은 부덕의 상징, 현모양처의 모범으로 추숭되었다.

2009년 5만원 신권이 발행되기 이전인 2007년부터 여성 위인을 화폐의 모델로 삼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당시 여성계 일각에서는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21세기의 상징 인물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김만덕, 유관순, 허난설헌, 이태영, 윤희순, 임윤지당, 이빙허각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2017년 신씨의 생애를 재해석한 SBS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배우 이영애가 사임당 역으로 출연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임진왜란 개전 초기 충주 탄금대전투의 지휘관 신립(1546~1592) 장군이 신사임당의 친정 조카가 된다. 1956년 이승만에 맞서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돌연사한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1892~1956)도 신사임당의 가문이다.

2024년 11월 4일 월요일

남양주에서 교차한 조선후기 사람들

「남양주에서 교차한 조선후기 사람들」 학술대회 성료

2024년 남양주시 지원 ‘다산 정약용 학술연구 및 인문학 사업’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36


2일(토)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남양주에서 교차한 조선후기 사람들」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2024년 다산 정약용 학술연구 및 인문학 사업’의 일환으로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과 남양주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는 정약용을 비롯한 김창협·남병철·홍만선 등 남양주를 거쳐간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남양주에서 시작된 다양한 문화유산을 폭넓게 이해하고자 기획됐다.

노대환 동국대 문화학술원장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번 대회는 총 2부, 8건의 주제발표와 조합토론으로 나눠 진행됐다.

<>2일 열린 「남양주에서 교차한 조선후기 사람들」 학술대회에서 김충현 연구원(한국국학진흥원)이 ‘정순왕후의 복위와 왕릉 조영’을 발표하고 있다.

1부 ‘남양주의 길’은 김인경 교수(선문대학교)의 사회로 △정순왕후 사릉의 조성과 운영(김충현, 한국국학진흥원) △남양주의 사찰과 왕실 발원 불화(유경희,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양주 도로 체계의 재현연구(양정현, 순천대학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농암 김창협의 석실서원 강학 활동(김자운, 공주대학교)으로 구성됐다.

이어 2부 ‘남양주의 사람들’에서는 윤승희 동국대학교 HK연구교수가 사회를 맡아 △정약용과 마재: 정체성의 상호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윤석호, 부산대학교) △조선 후기 장동김문의 남양주 세거와 그 의미(김세호, 경상국립대학교) △19세기 천문학자 남병철: 「의기집설」을 중심으로(남경욱, 국립과천과학관) △18세기 산림처사의 향촌생활 지침서: 홍만선의 「산림경제」(염정섭, 한림대학교) 등 발표가 이어졌다.

<>2일 열린 「남양주에서 교차한 조선후기 사람들」 학술대회에서 유경희 연구원(국립중앙박물관)이 ‘남양주 불암사의 불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다산학 관련 전문가 등 20명의 연구자가 모여 남양주의 역사문화유산을 연구한 결과물을 공유하며 심도 있는 발표와 열띤 토론을 펼쳤다.


2024년 11월 3일 일요일

힘차게 울리어라. 평화의 종을

김포시와 (사)우리민족교류협회는 2019년 12월 31일, 한강하구와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김포시 월곶면 애기봉 정상에 ‘남북평화의 종’을 설치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놀드 슈왈츠만(Arnold Schwartzman)이 디자인한 김포 평화의 종은 비무장지대(DMZ)의 녹슨 철조망과 6·25전쟁 희생자 발굴 현장에서 수집된 낡은 탄피와 함께 성탄 트리 철탑을 녹여 원광식 주철장이 전통적인 범종 제작기법으로 주조했다.

2m 높이의 남북평화의 종은 유엔(UN)을 상징하는 알파벳 철자 U자와 N자 모양을 위·아래로 연결한 9m 높이의 청동구조물에 달려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평화의 종을 타종한다.

♬ 힘차게 울리어라. 평화의 종을. 우리는 백의민족 단군의 자손 ♩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노란 복수초 인생

10월 하순에 필동 남산골한옥마을로 가을소풍을 나갔다.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이 마련한 소풍에 관내 4개 문해교육기관에서 100여 명의 학습자와 교·강사가 함께했다.

치수에 맞춰 교복을 꾸어오면서 늦깎이 학습자분들의 설렘이 커져 갔다. 남들한테는 관광지에서 체험하는 한낱 복고문화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분들에게는 어려웠던 그 시절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교복 입고 등교하는 옆집 아이가 매양 부럽기만 하던 설움이 깃든 나들이다. 마음에 새겨진 생채기가 조금이나마 사그라들었기를…

우중에도 검정교복을 차려입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하하호호 분주한 모습에 보는이의 마음도 흐뭇해진다. “시들어 갈 줄만 알았는데 배움이라는 물을 주니 축 처졌던 어깨의 이파리가 싱싱하게 살아나더라(이신자)”는 감회… “거센 눈보라 속에서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 인생(심순기)”들의 앞날에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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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입어 보지 못한 교복 입고 한옥마을 거닐어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문해학습자 가을소풍 나서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33

서울특별시 중부교육지원청(교육장 강삼구)은 지난 10월22일(화)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필동)에서 관내 문해교육 학습자와 함께하는 가을소풍을 개최했다.

이번 소풍은 늦깎이 학습자들이 학령기에 미처 입어 보지 못한 교복을 입고 소풍을 떠나면서 심리적 보상을 받고, 가을날의 정취를 만끽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오전 9시30분, 남산골한옥마을 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교복으로 갈아입은 학습자들은 천우각에 모여 개회식과 함께 학교별 단체촬영을 마쳤다.

옛 교복을 입고 80분 간의 자유산책에 나선 학습자들은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는 중에도 삼삼오오 짝을 이뤄 청학지, 복원된 한옥 다섯 채, 전통공예관, 전통정원, 새천년타임캡슐 광장 등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들어갔다.

<>10월22일(화)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이 마련한 문해교육기관 가을소풍에서 학습자들이 교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월22일(화) 문해교육기관 가을소풍에서 학습자들이 새천년타임캡슐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폐회식 순서에는 포토제닉 시상이 있었다. 공동 3등상은 효창종합사회복지관과 서울어머니학교, 2등상은 신당야학, 1등상은 한국여성생활연구원이 수상했다.

소풍에 참여한 한 학습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가지 못했다. 교복 입고 학교에 가는 친구가 너무 부러웠는데, 오늘 이렇게 늦게나마 소원을 풀었다”며 기뻐했다.

<>10월22일(화) 문해교육기관 가을소풍에서 한국여성생활연구원 학습자들이 포토제닉상을 수상했다.

이날 소풍에는 관내 4개 문해교육기관에서 100여 명의 학습자와 교·강사가 함께하며 유대감을 느끼고 학습 도반으로서 서로 존중하며 격려하는 시간이 되었다.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은 11월 5일(화)부터 13일(수)까지 남산도서관(후암동) 1층 남산갤러리에서 문해학습자들의 시화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