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옆 궁정동에는 칠궁(七宮)이 있다. 무슨 궁궐 이름이 아니라 후궁 7人의 신주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수많은 후궁 중 王을 낳았기 때문에 특별히 모셔놓았다. 원래는 독립된 7개의 사당이 각기 다른 곳에 있었다. 그러다 융희 2년(1908)에 제사제도를 정비하면서 육상궁에 다른 5개의 사친묘를 합사하여 육궁(六宮)이라 하였는데, 1929년 덕안궁이 옮겨오면서 지금처럼 칠궁(七宮)이 되었다.
칠궁은 △경종의 어머니 희빈장씨의 대빈궁 △영조의 어머니 숙빈최씨의 육상궁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이씨의 선희궁 △순조의 어머니 수빈박씨의 경우궁 △영친왕의 어머니 엄귀비의 덕안궁 △영조의 후궁이자 진종의 어머니인 정빈이씨의 연호궁 △선조의 후궁이면서 원종의 어머니인 인빈김씨의 저경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들을 낳은 내명부 여성은 권력을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순조의 모친인 수빈박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들이 王이 되기 전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조선후기에는 후궁이 낳은 王이 늘어남에 따라 그 모친의 추존논쟁이 빈번해졌다.
최선경의 「왕을 낳은 후궁들」(2007·김영사)은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의 모친인 폐비윤씨와 공빈김씨도 소개하고 있다. 아들의 성공을 통해서만 그 존재의미가 부여됐던 여성들의 삶을 시기 모함의 궁중암투로만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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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궁정동 칠궁에서 「2023 칠궁제」 봉행
매년 10월3째주 화요일에 2개 영역에서 동시 제향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10
「2023 칠궁제(七宮祭)」가 17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궁정동 칠궁에서 봉행되었다.
칠궁(사적 제149호)은 역대 왕이나 추존된 왕의 모후로서, 종묘에 부묘되지 못한 일곱 후궁(後宮)의 신위를 모신 곳으로 영조의 생모인 숙빈최씨의 숙빈묘(淑嬪廟)에서 비롯했다. 육상묘(毓祥廟), 육상궁(毓祥宮)으로 개칭된 숙빈최씨의 사우(祠宇)에 1908년 저경궁, 대빈궁, 연호궁, 선희궁, 경우궁 등 5개의 묘당을 옮겨 육궁(六宮)이라 하였다. 1929년에는 덕안궁이 옮겨와서 지금처럼 칠궁(七宮)이라 부르게 되었다.
칠궁은 영역 좌측부터 ①저경궁(추존왕 원종의 생모 인빈김씨) ②대빈궁(경종의 생모 희빈장씨) ③선희궁(장조의 생모 영빈이씨) ④경우궁(순조의 생모 수빈박씨) ⑤덕안궁(영친왕의 생모 순헌귀비엄씨) ⑥육상궁(영조의 생모 숙빈최씨) ⑦연호궁(추존왕 진종의 생모 정빈이씨) 순으로 줄지어 있고 이에 따른 행랑과 2채의 재실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이날 제례는 제관들이 봉무할 자리로 나아가는 취위(就位)를 시작으로 △신관례(晨祼禮) △진조례(進俎禮) △초헌례(初獻禮) △아헌례(亞獻禮) △종헌례(終獻禮) △음복례(飮福禮) △철변두(撤籩豆) △송신례(送神禮) 후 축문 불사르는 것을 확인하는 망료(望僚) 순으로 진행됐다.
칠궁은 공간 특성상 한 곳에서 제사를 모실 수 없기 때문에 저경궁 영역의 5개 궁(저경궁·대빈궁·선희궁·경우궁·덕안궁)과 육상궁 영역의 2개 궁(육상궁·연호궁)으로 나누어 동시에 제사를 거행한다. 제향일은 매년 10월 3째주 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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