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7일 일요일

도토리 씨앗 파종

월초에 서울환경연합의 「씨앗의 숲 참여자 모집」에 응모했다. 참여자는 지구온난화의 위험성과 숲조성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도토리부터 시작하는 나무키우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주중에 우편으로 크고 작은 7개의 도토리를 받았다. 랜덤이기에 신갈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중 어떤 녀석인지 알 순 없다. 가장 큰 녀석은 벌레(도토리바구미)가 먹었는지 구멍이 3개나 뚫려 있다.

상부지름 9㎝, 깊이 9㎝의 빈 화분 2개에 상토(床土)를 채우고 3개, 4개로 씨앗을 나누어 3㎝ 깊이로 파종했다. 씨앗의 뾰족한 부분에서 뿌리가 나온다는데, 역시나 발아에서 중요한 것은 온도와 수분일 것이다. ♬도토리에 뿌리 나서 싹이 나서 묵찌빠~!!! 내친김에 3번째 화분엔 복숭아와 살구 씨앗을 심었다. 이젠 이 아이들의 시간이다. 베란다에 모셔두었으니 눈이 마주칠 때 촉촉이 물을 뿌리울 참이다.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의 한 구절을 읽는다. “내면에서 실한 도토리 열매를 꺼내 세상에 심는 것은 아름다운 숲을 예고한다. 삶의 지혜는 불행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 속에서도 건강한 씨앗을 심는 데 있다.”

#서울환경연합 #씨앗의숲 #온난화식목일


서울환경연합이 보내온 도토리 일곱 알을 사과나무 심는 스피노자의 마음으로 심는다…


2022년 3월 26일 토요일

가톨릭교회, 반사회성 지적하는 책임 있는 목소리 내야

1910년 3월26일 토요일, 랴오닝성 뤼순감옥엔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오전 10시 15분, 대한의군 참모중장 겸 특파독립대장 안중근(安重根, 1879.9.2~1910.3.26)은 어머니 조성녀 마리아 여사가 보내온 흰 두루마기를 입고 교수형으로 불꽃 같은 31년 삶을 마감했다. 1897년 1월, 황해도 매화동본당 청계동공소에서 안응칠에게 세례를 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니콜라 조제프 마리 빌렘(한국이름 홍석구) 신부가 안중근 도마를 세차례 접견하며 마지막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주었다.

1910년 12월, 군자금을 모금하다 체포된 안명근 야고보는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척살에 관련한 일을 빌렘 신부에게 고해했는데, 이를 보고받은 조선대목구 교구장 귀스타브 샤를 마리 뮈텔(한국이름 민덕효) 주교는 눈길을 걸어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및 주차군헌병사령관 아카시 겐지로(明石元二郞)에게 밀고했다. 이 일은 105인 사건으로 확대·날조되면서 비밀결사조직 신민회가 해체되고 독립운동의 불씨가 꺼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뮈텔 주교는 당시 일본인들이 종현성당(명동성당)의 진입로를 차지하여 진고개로 넘나드는 통로가 막히면서 소송까지 갔던 문제를 배덕(背德)의 대가로 양로원 길과 수녀원 정문 길을 확보하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사제들은 고해성사 비밀준수의 의무를 저버리고 가톨릭교회는 그를 파문했지만, 안중근 도마는 끝까지 신앙심을 잃지 않았다. 이는 1909년 12월13일부터 1910년 3월15일까지 써내려간 한문본 옥중 자서전 「안응칠 역사(安應七 歷史)」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0년 ‘안중근의사 순국 100돌 추모미사’에서 정진석 추기경은 “당시 교회 상황으로 봐 뮈텔 대주교가 교회와 사제, 신자인 안중근 토마스 모두를 돌보는 방법을 고심해 최선의 선택을 내린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뮈텔 주교를 옹호했다. 반면, 2019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담화에서 “100년 전에 많은 종교인이 독립운동에 나선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했다. 주교회의는 “외국 선교사들로 이뤄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해방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외면한 채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하였고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하였다”고 반성했다.

반성과 성찰은 실천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검찰공화국의 도래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교회 장상(長上)들은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며 복음적 소명을 다하여야 한다. 눌린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침묵과 방조로 일관하는 것은 또다른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안중근 도마의 생애는 가톨릭 평신도사도직의 전범(典範)이다. 그동안 사제, 교회의 침묵에 제동을 걸지 못한 신자들도 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17년 3월26일(日) 안중근의사 순국 107주년 추모식 및 생가복원선포식에서 사부님과 함께


2022년 3월 14일 월요일

해피 파이데이 투 유

3월 14일 오늘은 파이 데이(Pi Day)다. 파이는 그리스어로 둘레를 뜻하는 페리메트로스(περιμετροζ)의 첫 글자 파이(π)에서 유래한 원주율 기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주율 파이는 원둘레(원주)의 길이를 지름(직경)으로 나눈 값으로 π=3.1415926…처럼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가 끝없이 이어진다. 2021년 8월 기준 소수점 이하 62조 자리까지 계산돼 있다.

파이 기호는 1706년 웨일스 출신의 수학자 윌리엄 존스(William Jones, 1675~1749)가 자신의 책에 처음 표기한 것에서 시작했다. 이후 1736년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1783)가 저서에 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졌다. 오일러는  함수 기호 f(x)를 처음 도입(1734)한 스위스의 천재 수학자다.

파이의 날은 프랑스의 피에르 자르투(Pierre Jartoux, 1669-1720)가 원주율의 근삿값인 3.14를 날짜로 치환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르투는 중국으로 건너가 강희제의 측지사업에 참여하면서 「황여전람도」 편찬에 공헌한 아비뇽 예수회 선교사이기도 했다.

최초의 파이의 날 행사는 1988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라토리움 과학관의 물리학자 래리 쇼(Larry Shaw)가 직원, 방문객들이 둥글게 행진하면서 과일 파이를 먹는 이벤트를 연 것으로 시작했다. 이 행사는 전국으로 퍼져나가 파이(Pi)와 발음이 같은 파이(Pie)를 먹고, 원주율을 이용해 팔찌를 만드는 등 다양한 형태로 기념하고 있다. 사람들은 3월 14일 오후(또는 오전) 1시 59분 26초에 모여 파이데이를 축하한다. 무한히 계속되는 π값 암송하기, 원과 관련한 퀴즈대회를 열기도 한다.

2009년 미국 하원에서 파이의 날을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네스코는 2019년 11월 40대 총회의에서 3월 14일 파이의 날을 ‘세계 수학의 날’로 지정했다.

한편, 3월 14일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1879)이자 스티븐 호킹의 기일(2018)이기도 하다.

2022년 3월 13일 일요일

일본 내 조선학교에 무용신 보내기

5차례에 걸친 ‘무용신 보내기’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진행되었던 5차례의 ‘무용신 보내기’ 캠페인에 1회 이상 참여한 사람은 모두 334명(개인)과 10개 단체다. 2년간 누적된 후원금 총액은 25,329,572원이며, 일본 전역의 모든 조선학교 무용부의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에게 전달된 무용신은 도합 1,031켤레다.

후원자 명단에 평소 안면 있는 분들, 거리에서 뵌 분들, 페친들 이름도 많이 보인다. 사진은 조정희 대표의 페북에서 가져왔다. 뿌듯한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이끌어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한다. 근래에 내가 한 일 중 제일 잘한 일이다.

“재일 조선학교에 무용신을 보냅시다” 후원자(1~5차) 명단

일본 전역의 모든 조선학교 무용부의 학생들과 무용교원 전부에게 빠짐없이 전달된 1,031켤레의 무용신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바람이 분다

①죄책감에 버티어내지 못하고 주저 앉는 사람 ②버티고 있는 것마저 힘겨운 사람 ③아픔을 이겨내고 나아가려는 사람 ④자신의 아픔을 뒤로 하고 타인을 위로해주는 사람…

내리 3일째 혼술이다. 아직 ②번 언저리에서 헤매고 있다. 외물에 마음이 미혹되어 견디기가 버겁다.

수학적 명제에는 참(True)과 참이 아닌 것(False) 2가지만 존재한다. 하지만 현실세계는 참이 참이 아닌 것이 되기도 하고, 참이 아닌 것이 참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힘겨운 시절이 닥쳐올 것이다.

토요일 내일은 수유동 4.19민주묘지에 갔다 오려 한다. 진달래능선 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2022년 3월 8일 화요일

마중과 배웅

3월7일 월요일 오전 10시, 2021학년도 졸업식과 2022학년도 입학식으로 아쉬운 배웅과 정겨운 마중을 함께 했다. 평생의 恨이 된 배움에의 갈망을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상 맑은 열정으로 목 축이며 달려온 늦깎이분들의 마지막 수업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펼침막을 디자인하면서 장고 끝에 선택한 문구가 나태주 시인의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들길을 걸으며)이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분들의 황금빛 인생을 축복하며, 정든 교실 한국여성생활연구원을 ‘영원한 모교’로 기억해 주시길…


회자정리(會者定離)요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 법화경(法華經)의 말씀이 새롭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