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3일 월요일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이게 뭔가. 컨테이너 쪽 가시오가피, 창고 쪽 매화나무가 모두 사라졌다. 실한 과실을 뽐내던 앵두나무와 대추나무, 호두나무도 보이지 않는다. 산수유, 목련, 모과나무가 다 잘렸다. 넓은 그늘을 드리워 주던 두 그루 커다란 은행나무가 밑동만 남았다. 단심(丹心)을 겨루던 목단(목본)과 작약(초본)도 지워졌다. 원추리 쌈의 서늘한 단맛, 매실청의 새콤달콤한 순정이 심상 속으로 가라앉는다.

경작은 폐허마저 갈고 짓는구나. 별관이라 부르던 고옥의 두터운 몸통을 자랑하던 느티나무도 베어지고 통시는 무너져 내렸다지. 말년의 사부님은 이 정경을 담지 못하셨으니 그나마 다행일지도… 백전면 중기 새터마을 시골집의 봄날은 그렇게 희미해져 간다. 문득 토머스 울프의 마지막 장편이 떠오른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You Can’t Go Hom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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