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6일 일요일

참스승은 어디에

오전에 신동엽이 진행하는 「300」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만으로 명문대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진행됐는데.. 중간발표로 ‘1□5’를 던져주어 흥미로웠다.

최종결과는 135로 드러났는데, 학부모 150명, 아이들 150명으로 구성되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부모들의 다수는 표를 주지 않은 반면, 아이들의 상당수가 눌렀다는 얘기다. 역시 애들은 순진+순수하군.
내가 현장에 있었다고 해도 누르지 않았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대다수 학부형들도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다.

한 아이는 인터뷰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예를 들어가며,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자신있게 내놨는데, 정작 본인은 현재 학원에 다니고 있단다. 엄마 등쌀에....

그러고보니 어제가 스승의 날이었구나.
승진ㆍ인사청탁, 촌지ㆍ찬조금 받기, 교원임용 로비, 기간제 교사 상납강요, 방과후 학교 비리, 물품ㆍ납품업체 선정 뒷거래, 수학여행 리베이트, 부정입학, 입학사정관제 비리, 몰래 자기 아들 성적 고치는 교사, 장학사 매관매직, 관권개입...... 이것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실이다. 그러면서 뻔뻔하게도 학생들의 무상급식은 반대하는 인간들이 부지기수다.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고다니 선생, 「창가의 토토」의 고바야시 소사쿠 교장선생님, 「내 생애의 아이들」의 젊은 여선생,「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 같은 선생님들은 우리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선생님이 계시다면, 그 학교와 그 학생과 그 학부형과 그 지역은 대단한 행운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조력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이 지배적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 특정한 분야에서 수월성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조력에만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이 지배적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분명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전자의 경우에 학생들은 교육에서 거의 소외되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일부 학생들은 교육에서 의도적으로 소외된다. 그렇다고 전자의 경우에 모든 학생이 높은 학업성취를 보이고, 후자의 경우 소외되어 있는 모든 학생이 낮은 학업성취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육에서 소외가 낮은 학업성취로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 윤여각(2010). 지역사회교육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프라그의 아기 예수님


프라그(Prague)의 아기 예수상..
친구한테 선물받았다.
성당에서 바자회가 있었는데, 은총이 충만한 프라그의 아기 예수님이
청원하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축복과 도움을 내려주신다는 말씀에 생각나서 구입했단다.
늘 나를 위해 걱정해주고 기도해주는 친구....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수백년전 스페인의 요셉 수사가 자신에게 발현하신 아기예수님의 모습대로 제작한 성상은 약 60㎝ 키에 세살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왼손에 십자가 달린 지구의를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동시에,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짐 스톡데일 장군의 일화가 생각난다.
어설픈 낙관주의로는 상심을 견뎌내지 못한다. 정말로 패러독스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그러나 믿음을 잃지 마라.”
프라그 아기 예수님이 주시는 교훈 같다.

“너 만일 어려움에 있거든 말하지 못할만큼 고통스럽거든
그리스도 오늘도 자신을 제대 위에서 희생함을 기억하라.”


2010년 5월 14일 금요일

깃대는 부러지고


전라남도 강진. 다산 정약용의 방대한 저술들이 씌여진 곳.. 영랑 김윤식의 모란꽃이 뚝뚝 떨어져 버린 곳..

1979년 제3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영랑과 강진」이라는 노래가 있다. 전남대 혼성 트리오가 불렀는데, 핵심 멤버인 김종률은 후에 백기완의 시에 가락을 넣어 오래도록 불려질 명곡을 하나 작곡하게 된다.
광주항쟁 희생자의 영혼결혼식을 다룬 노래굿 「넋풀이」의 말미에 삽입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그것이다.
두 영혼이 “우리가 앞서서 가나니, 살아있는 자들이여, 힘을 내어 뒤를 따르라.”고 독려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다짐하는 내용이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을 축소ㆍ훼손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수난을 당하고 있다. 5.18 민중항쟁 30주년 기념식 식순에서도 제외됐단다.
외국으로 수출됐을 만큼 대표적인 민중가요지만 요즘 얼치기 대학생 애들은 아마 이 장엄한 노래를 모를 것이다.
하기사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은 찢어지고, 깃대는 부러져 버렸으니....
촛불집회에 반성하는 자가 없다는 불통령의 일갈이 더욱 처참하다.

오래간만에 기타를 튕겨보았다.
Dm와 Gm 코드로 이어지는 단조 가락이 흔들리는 민주사회처럼 애처롭다.


Dm                                                    F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Gm/D             Dm      E7    A7          Dm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Dm                                                    F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Gm/D             Dm      E7    A7            Dm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Gm             Dm         F                A7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Gm             Dm         E7              A7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Dm                   Gm  F                    A7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Dm                   F    A7                 Dm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2010년 5월 12일 수요일

[책] 내가 사랑한 책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의 도서 목록이다.
비영어권 작품이 상당수다.
이중에 내가 구입해 읽은 책은 딱 10권이다. 그래도 스님의 2할은 된다.
책에 대한 집착이 큰 편이긴 하지만 어차피 해설서나 느낌표 역할을 하는 것이니, 이 책 『내가 사랑한 책들』 자체를 구입해 읽을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목록의 책들은 헌책방에 갈 때마다 한번씩 훑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누구처럼 출타할 때마다 스님의 책을 지니고 다녔다느니 하는 금방 뽀록날 거짓부렁엔 무감각해도 좋겠다.


01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02  장 피에르와 라셀 카르티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03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04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
05  이반 일리히 『성장을 멈춰라』
06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 씨의 행복 여행』
07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08  사티쉬 쿠마르 『끝없는 여정』
09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10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11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12  핀드혼 공동체 『핀드혼 농장 이야기』
13  칼린디 『비노바 바베』
14  야마오 산세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
15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
16  윤구병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17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18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19  장 프랑수아 르벨·마티유 리카르 『승려와 철학자』
20  이레이그루크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21  후쿠오카 마사노부 『짚 한 오라기의 혁명』
22  테드 알렌·시드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23  장일순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24  아베 피에르 『단순한 기쁨』
25  존 프란시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26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7  피터 톰킨스·크리스토퍼 버드 『식물의 정신세계』
28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29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기도』
30  E.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31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32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33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34  조안 말루프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35  달라이 라마·빅터 챈 『용서』
36  무사 앗사리드 『사막별 여행자』
37  김태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 가지』
38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39  개릿 하딘 『공유지의 비극』
40  허균 『숨어 사는 즐거움』
41  디완 챤드 아히르 『암베드카르』
42  엠마뉘엘 수녀 『풍요로운 가난』
43  와타나베 쇼코 『불타 석가모니』
44  앨런 와이즈먼 『가비오따쓰』
45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46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47  격월간지 『녹색평론』
48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49  에크하르트 톨레 『NOW―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50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2010년 5월 10일 월요일

[책] 이갈리아의 딸들


무도회에 초대받은 남성들은 성기 가리개인 ‘페호’를 착용한 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연신 땀 냄새, 옷매무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때 페호 속에 감춰진 남성을 훔쳐보며 거만하고 야릇한 시선을 흘리는 여성들...
‘하느님, 어머니’로 시작되는 기도를 하는 땅 이갈리아에선 아이의 양육은 ‘부성보호’란 이름으로 남자에게 넘겨진다.

노르웨이 출신의 게르드 브란튼 베르그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Egalia's daughters)
‘이갈리아’(Egalia)라는 가상의 땅에서 일어나는 모권제 사회를 그리고 있는 소설인데요.
평등의 낙원, 이갈리아란 그 이름처럼, 과연 이 땅이 신세계일까요?
억압받는 성이 전복되었을 뿐, 이곳에도 성과 관련된 편견과 강간, 권력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한 각종 학문의 정당화 작업은 여전하죠.
여성 운동가들이 브래지어를 불태웠듯, 남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성기가리개인 페호를 불태우고 남성문제를 계급문제로 환원시켜 설명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남성우위가 아니라 남녀가 조화된 평등한 사회.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의 바뀐 성 역할을 통해서 그간의 여성운동이 얼마나 합당하고 필연적인 것이었는지를 역설합니다.
더불어, ‘여성운동을 사회 전복의 전조’로 읽는 특권 남성에 대한 풍자를 통해, 절반의 행복으론 결코 유토피아의 이상이 실현될 수 없음을 말하는데요. 남녀문제에의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 어떤 연설이나 논리보다 분명하게 부권사회의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하는 「이갈리아의 딸들」은 한마디로, 치밀하고도 유쾌한 상상입니다.



2010년 5월 8일 토요일

이래도 피우시겠습니까?


“담배 끊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거꾸로 “담배 피우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말로 바뀌었다.

크리에이티브가 돋보이는 안티 담배 광고....
담배의 온갖 해악과 주위로부터의 핍박에도 꿋꿋이(?) 피워대는 사람들은 진짜 독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