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기나긴 밤이었거든

남도에서 Tractor 몰고 상경한 농민과 이에 합세한 응원봉 시민이 혹한의 겨울밤을 새워 차벽을 물러서게 하고, 남태령을 넘어 한남동 레지던스로 향하고 있다.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 민중가요를 읊조리며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치른다. 노래는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다. “다시 만날 세계”가 멀지 않았다.

악보는 노찾사 노래모음집(1989·도서출판 새길)에 수록된 「이 산하에」(문승현 사·곡)다.


1.기나긴 밤이었거든 압제의 밤이었거든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 없는 통곡이어든

불타는 녹두 벌판에 새벽빛이 흔들린다 해도

굽이치는 저 강물 위에 아침햇살 춤춘다 해도

나는 눈부시지 않아라.


2.기나긴 밤이었거든 죽음의 밤이었거든

저 삼월 하늘에 출렁이던 피에 물든 깃발이어든

목메인 그 함성소리 고요히 어둠 깊이 잠들고

바람부는 묘지 위에 취한 깃발만 나부껴

나는 노여워 우노라.


3.기나긴 밤이었거든 투쟁의 밤이었거든

북만주 벌판에 울리던 거역의 밤이었거든

아아 모진 세월 모진 눈보라가 몰아친다 해도

붉은 이 산하에 이 한목숨 묻힌다 해도

나는 쓰러지지 않아라.


폭정에 폭정에 세월 참혹한 세월에

살아 이한몸 썩어져 이 붉은 산하에

살아 해방에 횃불아래 벌거숭이 산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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