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화요일

독립기념관에서 아우내 거쳐 청남대로

지난 11월에 연구원 12월 소풍지로 청남대를 선정했었다. 그런데 12월 3일(火) 밤, 야저가 돌연 GR발광을 시전했다. 다행+자랑스러운 시민들의 도움을 받은 국회가 무도한 계엄을 해제시키고 탄핵소추를 가결한 후여서 20일(金)에 예정대로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었다.

독립기념관 ‘겨레의 시련관’에서 독립만세를 외치고, 아우내(병천)장터에서 순대국으로 점심을 나누었다. 청남대 산책길에서는 사무라이 조직에서 건너온 ‘大統領’ 직함과, 폐하-전하-저하-합하 아래의 ‘가카閣下’ 용어에 대해 얘기하며 민주제의 3권분립을 되새겼다.

送(보낼 송) 故(옛 고) 迎(맞이할 영) 新(새 신)…

송구영신은 송고영신에서 유래했다. 이전의 관리(舊官·전임자)를 보내고 새로 부임하는 관리(新官·후임자)를 맞이한다는 뜻이니 오늘같이 해넘이 수세(守歲)하는 밤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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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생활연구원, 독립기념관·청남대 나들이

참가자 “독립의 의미, 삼권분립의 가치 되새겨 뜻깊다”

http://www.k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61


한국여성생활연구원(교장 정찬남)이 현장에서 우리나라 현대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여성생활연구원 문해 학습자와 교·강사는 지난 12월 20일(금) 천안 독립기념관과 청주 청남대 나들이를 다녀왔다.

오전 10시경,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에 입장한 학습자들은 해설사의 전시 설명을 들으며 교과서에서 배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되새겼다.

이어서 유관순 열사가 활동했던 아우내장터 인근의 순대국 전문점에서 점심을 나눴다. 아우내는 “2개의 내가 아울러 합쳐지는 곳”이란 우리말이다. 현재는 아우를 병(竝)에 내 천(川)자를 쓴 병천(竝川)이란 지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20일 현장 체험학습에 나선 한국여성생활연구원 학습자들이 천안 독립기념관 들머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후에는 청주시 상당구의 청남대로 이동하여 본관동을 견학하고 대청호변을 산책했다. 청남대는 1983년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의 영춘재(迎春齋)로 준공됐다가 1986년에 현재의 청남대(靑南臺·남쪽 청와대)로 개칭되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일반에 개방한 것을 기준으로 권력의 공간으로 20년(1983~2003)을 보내다가 시민의 공간으로 21년(2003~2024)을 지내왔다.

나들이에 함께한 한 학습자는 “대통령이란 말이 일본 사무라이 용어에서 온 말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면서 “포근한 날씨에 알찬 공부가 된 보람찬 나들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이태석 신부의 묵상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오-오-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수단의 오지 마을 톤즈에서 헌신하다 숨진 故 이태석(세례자 요한) 신부가 1980년 고3 시절 대입학력고사를 본 뒤 작사 작곡한 성가 ‘묵상’ 중 일부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기나긴 밤이었거든

남도에서 Tractor 몰고 상경한 농민과 이에 합세한 응원봉 시민이 혹한의 겨울밤을 새워 차벽을 물러서게 하고, 남태령을 넘어 한남동 레지던스로 향하고 있다.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 민중가요를 읊조리며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치른다. 노래는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다. “다시 만날 세계”가 멀지 않았다.

악보는 노찾사 노래모음집(1989·도서출판 새길)에 수록된 「이 산하에」(문승현 사·곡)다.


1.기나긴 밤이었거든 압제의 밤이었거든

우금치 마루에 흐르던 소리 없는 통곡이어든

불타는 녹두 벌판에 새벽빛이 흔들린다 해도

굽이치는 저 강물 위에 아침햇살 춤춘다 해도

나는 눈부시지 않아라.


2.기나긴 밤이었거든 죽음의 밤이었거든

저 삼월 하늘에 출렁이던 피에 물든 깃발이어든

목메인 그 함성소리 고요히 어둠 깊이 잠들고

바람부는 묘지 위에 취한 깃발만 나부껴

나는 노여워 우노라.


3.기나긴 밤이었거든 투쟁의 밤이었거든

북만주 벌판에 울리던 거역의 밤이었거든

아아 모진 세월 모진 눈보라가 몰아친다 해도

붉은 이 산하에 이 한목숨 묻힌다 해도

나는 쓰러지지 않아라.


폭정에 폭정에 세월 참혹한 세월에

살아 이한몸 썩어져 이 붉은 산하에

살아 해방에 횃불아래 벌거숭이 산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