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7일, 정전협정 69주기를 맞아 전쟁반대, 평화선언 대회에 선보인 극단 ‘경험과상상’의 뮤지컬 「갈 수 없는 고향」은 바깥 이야기의 1인칭 주인공인 잠순이 할머니가 전지적 작가 시점의 안쪽 세 소녀의 지난날을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 교차 편집으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잠순, 경희, (마을)언니는 흰 쌀밥도 먹고 돈도 많이 벌고 좋은 구경도 할 수 있다는 꾐에 속아 군인들을 따라 고향을 떠난다. 소녀들은 트럭에 배에 다시 트럭에 배에 실려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이동한다. 혼인을 앞둔 막둥이가 잠순이 언니도 못가본 시집을 자기가 간다고 미안하다고 혼자 펑펑 서럽게 울더라는 (꿈속) 엄니의 말…
지옥 같은 더딘 시간이 흐른 1945년 8월, 마침내 일본이 패망한다. 셋은 홋카이도에 있는 미쓰비시 군수공장에서 일하다 왔노라고 미리 말을 맞췄다. 소녀들은 밥을 얻어먹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면서 천신만고 끝에 그리운 고향땅으로 돌아온다. 잠순이는 집에 오는 길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엄니의 신신당부를 기억하여 도정면 산새리 구장님 땅콩밭 지나서 첫번째 집 앞까지 온다. 기쁨도 잠시, 잠순이는 담장문 너머로 엄니, 아부지, 동생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광경을 바라만 보다가 더럽혀진 몸으로 차마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발길을 돌린다. 이런 애달픈 상황은 경희와 언니도 마찬가지다. 멀리 가서 맘 편히 살자. 일본 남자 만나서 잘살고 있다고, 미국 남자 만나서 멀리 떠났다고 하자. 조선은 지긋지긋하다고, 엄니 아부지 보고 싶지도 않다고…
결국 세 소녀는 언니의 제안을 따라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 낯선 말, 낯선 눈빛에 둘러싸여 서로 의지하며 웅크리고 살아간다. 경희가 죽고 언니도 따라 죽고, 혼자 남은 잠순이 할머니는 인자 부엌에서 도마질하는 엄니 뒷모습, 마당 한켠에서 작두질하던 아부지 얼굴도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흩어지고 사라진 세월. 다시 태어난다면 엄니, 아부지, 동생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고운 치마저고리 입고 족두리 쓰고 연지 곤지 찍어 보는 게 할머니의 소원이다. 타이틀곡 「갈 수 없는 고향」(한돌 사·곡)의 제목과 노랫말에 공명하며 진도아리랑 한 구절을 읊조린다.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엔 희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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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광화문서 「7.27 평화선언대회」 개최
경험과상상, 뮤지컬 「갈 수 없는 고향」 공연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는 정전협정 69주기인 7월27일(수) 오후 6시, 광화문 미대사관 우편 인도(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에서 1, 2부로 나누어 「7.27 평화선언 대회」를 개최했다.
먼저 1부 순서에는 극단 ‘경험과상상’이 뮤지컬 「갈 수 없는 고향」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바깥 이야기의 1인칭 주인공인 잠순이 할머니가 전지적 작가 시점의 안쪽 세 소녀의 지난날을 회상하는 액자식 기법으로 구성됐다.
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세 소녀 잠순, 경희, (마을)언니는 흰 쌀밥도 먹고 돈도 많이 벌고 좋은 구경도 할 수 있다는 꾐에 속아 군인들을 따라 고향을 떠나면서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맞닥뜨린다. 세월은 흘러 1945년 8월, 마침내 일본이 패망하고 소녀들은 그리운 고향 조선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잠순이는 더럽혀진 몸으로 도저히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담장문 너머로 엄니, 아부지, 동생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광경을 지켜만 보다가 발길을 돌린다. 이런 애달픈 상황은 경희와 언니도 마찬가지다. 결국 세 소녀는 언니의 제안을 따라 먼 타국에서 서로 의지하며 숨죽여 살아간다. 경희와 언니를 먼저 떠나보낸 잠순이 할머니는 다시 태어난다면 엄니, 아부지, 동생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고운 치마저고리 입고 족두리 쓰고 연지 곤지 찍어 보는 게 소원이다.
잠순이 할머니는 “전쟁은 절대로 안 돼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평화를 해야 됩니다. 그럴려면 전쟁할라고 지랄하는 놈들(미국·일본·윤석열)하고 싸워야지. 또 통일을 해야 외세가 간섭을 못하고 전쟁의 근원이 사라집니다. 자주를 해야 평화가 오고 통일을 해야 평화가 옵니다.”라면서 “독립운동했던 선조들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 우리가 만들어야지요. 이제 다 왔어요. 그러니까 우리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제의식이 집약된 할머니의 대사에 관객들은 큰 호응의 목소리와 박수로 화답했다. 뮤지컬은 9명의 배우가 함께 부르는 ‘아리랑’ ‘뱃놀이’ ‘진도아리랑’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27일 저녁, 광화문역 2번출구 인도에서 극단 ‘경험과상상’ 배우들이 뮤지컬 「갈 수 없는 고향」을 열연하고 있다. (사진=민족위 구산하) |
2부는 사회자(민족위 김성일)의 안내에 따라 “전쟁을 반대한다!” “평화를 지키자!” 구호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시작했다. 발언에 나선 백자 상임운영대표(민족위)는 “현재 전쟁 가능성이 큰 이유는 미국과 일본과 윤석열 때문이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이행하고, 시민들이 행동에 나서면 전쟁을 막고 평화를 가져오고 통일도 할 수 있다”며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일본정부가 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을 출연하는 것으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했던 2015년 12월 28일의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를 소환했다. 윤 의원은 “국가책임 인정도 사죄도 배상도 아닌 2015합의를 복원하려는 시도에 왜 ‘아니오’라고 하지 못하나”라면서 “전세계 1억인 평화선언으로 한반도에 정전, 휴전이 아닌 평화와 통일이 온다는 확신을 갖고 포기하지 말고 동행해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번째 발언자로 나선 민소원 학생(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이제는 이 긴 전쟁을 끝내야 한다. 전쟁의 끝맺음은 무력을 통한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서로 대화를 통해 맞춰가는 평화로운 방법이어야 한다”라고 전제한 후 “전임자들이 북과 합의한 내용을 무시하면서 선제타격을 외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화하는 전쟁광 윤석열을 퇴진시켜야 한다. 저희 대학생들도 앞장서서 우리의 평화, 미래를 위해 행동할테니 여러분들도 함께해 달라”라고 역설하여 함께한 사람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정전협정 69주기를 맞아 펼쳐진 이날 「7.27 평화선언 대회」는 백자 상임운영대표(민족위), 김은진 교수(원광대로스쿨), 류성 대표(극단 경험과상상)가 ‘전쟁반대 평화선언문’을 낭독하면서 성료했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시작한 7.27 평화선언 운동에 이날까지 48개 단체와 852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민족위는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끝날 때까지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 전쟁반대 평화선언」 운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후원: 우리 1005-604-265463)
류성(좌), 김은진(중), 백자(우)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공동대표가 「7.27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