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일본을 넘어섰다?


얼마전 사업차 열흘동안 일본을 방문하고 온 선배를 만났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선배는 “향후 몇년 내로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을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다.
몇가지 반례를 들어가며 시니컬함을 내보인 나의 반응에 한순간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선배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아래는 한국과 일본 사회를 보여주는 조어들로 경향신문 기사 ‘한국, 일본 전철 밟나’에서 인용했다.

일본
프리터
 프리+아르바이터(free+arbeiter)의 약어.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 등장. 당초엔 자유로운 삶을 위해 정규사원의 길을 포기한 이들을 의미. 거품이 꺼진 뒤에는 빈곤층이란 뜻이 가미됨.
니트족
 진학이나 취직, 직업훈련 등을 모두 포기한 젊은이. 영국서 만들어진 용어지만,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등장
격차사회
 계층간, 세대간, 정규·비정규직간 소득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진 사회
프레카리아트
 이탈리아의 ‘불안정성’과 ‘프롤레타리아트’의 합성어로 일자리가 불안정한 노동자를 가리킴
한국
88만원 세대
 취업난으로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세대를 가리키는 조어
스펙
 학력과 학점, 토익점수와 취업관련 자격증을 총칭하는 용어
공시족
 각종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 취업난에 불안정 일자리가 늘면서 공시족이 급속 확산중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청년고용난과 해고나 명예퇴직을 세대별로 빗댄 용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저하와 소득양극화, 국가와 가계의 부채급증 등 일본이 먼저 밟아간 궤도에 올라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의 재정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1997년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은 게 불과 얼마전 일이다.

도요타 사태 등에서 보듯이 요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본은 원칙과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나라다.
일본의 어떤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일본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지켜봤으면서도 그 길을 간다면 말이 되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불안하다. 균열....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좌우로 나뉘어 으르릉대고 있다.
무엇보다도 MB의 불도저식 성과주의와 권위주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사회갈등지수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얼 가지고 일본을 따라잡고 넘어서겠는가?
막대한 부자감세와 규제완화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대기업은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웃고 있는 반면, 서민층은 일자리를 잃고 임금이 잘려지고 신음하며 팍팍하게 살고 있다. 부유층이 잘 살아야 빈곤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논리.... 정말 대단한 ‘경제대통령’이다.

2010년 5월 28일 금요일

지식인의 변신


「위클리 공감」이라는 주간지가 있다. 문광부가 발행처고, 유인촌이 발행인이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관지’다. 표지 안쪽에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란 문구가 인쇄되어 있으니 틀림없다.

이 잡지 같지도 않은 잡지의 지면 곳곳은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가열차게 홍보하는 기사들로 도배되어 있다. 일반적인 잡지처럼 독자들의 구독 소감을 실어놓은 페이지가 있는데.. 정부의 치수사업에 공감한다느니, 단순한 개발이 아닌 지역경제를 살리고 생태환경을 개선한다는 걸 알게 됐다느니 하는 의견이 간증처럼 다수 실려있다. 멍충이들....


2001년 6월 28일 KBS 1TV <TV, 책을 말하다> 7편.
이윤석의 책으로 보는 세상 코너 소개 ⇒ 「신갈나무 투쟁기」

2007년 5월 15일 KBS 1TV <TV, 책을 말하다> 252편.
명사 추천책 ⇒ 「나무의 죽음」

2009년 7월 9일 KBS 1TV <책 읽는 밤> 12회차.
책VS책 코너 소개 ⇒ 「신갈나무 투쟁기」


KBS의 책 전문 프로그램에 소개된 차윤정, 전승훈 부부의 책들이다.
한그루 나무의 탄생과 노화, 죽음에 이르는 치열한 여정이 숲의 수많은 생명체들의 삶을 살리는 것이라는 줄거리의 다소 낯선 생태 교양서지만, 내 수첩에 한번쯤 읽어야 할 책 목록으로 기입되어 있다.

헌데, 차윤정씨는 얼마전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홍보실장으로 취임했다.
지식인의 책무니 학자적 양심이니 다 엎어버리고 1급 고위공무원으로 갈아타 버렸다.
여자 정운찬 하나 또 나왔다. 김문수, 황석영 과다.

가진자들의 개발논리로 강을 죽여가며 벌어지는 생태계, 문화재 등의 파괴 상황을 외면하고 도리어 돕고 있는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비겁한 자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6월 2일 지방선거에서도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불한당 넘들에게는 절대 표 안준다. 때문에 무조건 1번은 제외다.

내일 저녁엔 봉은사로 간다. <강의 노래> 콘서트 보러 간다.
♬ 저 강물은 흐르는데 우리 어찌 끝이라 말하리 ♪

2010년 5월 27일 목요일

과학수사는 불가능한가

NCIS(Naval Criminal Investigative service)는 미 해군과 해병대 및 해군 시설, 함정, 주변인물들과 관련된 사건사고를 수사하는 연방기관으로,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대테러 작전 및 비밀스런 각종 특수임무를 수행한다.이를 소재로 제작된 미국 CBS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현재 FOX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미연방 기관이라는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해 있지만, NCIS에는 최고 베테랑 요원인 ‘제스로 깁스’가 있다.
미 해병 중사 계급의 저격수 출신으로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사팀의 ‘보스’다.
하지만 무뚝뚝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페르소나를 한꺼풀 벗겨내면 금방 따스한 멤버쉽과 휴머니티, 불타는 애국심을 발견할 수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놀라운 임기응변과 한박자 빠른 두뇌회전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3월 서해 백령도 앞 밤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군 당국의 조사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그간의 군의 행보가 에지간히 의심스럽다.
유가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군, 민간사찰에 열중하는 군, 사건의 은폐엄폐에 헛힘쓰는 군....
신뢰를 떨어뜨린 건 양치기 소년 본인이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문득 대량살상무기를 찾아 제거하겠다며 이라크를 침공하여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조지 부시가 오버랩된다.
발표대로라면 이명박은 주적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했다. 아니 알아채지도 못했다.
한미군사훈련 중에 얕은 수심과 빠른 물살을 뚫고 들어온 북한 잠수정의 한방에 우리 해군함정이 두동강났다는 발표야말로 ‘자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상 경계태세가 형편없이 꽝이라는 걸 제대로 인정한 셈이니 말이다. 지하에 계신 충무공께서 통탄하실 일이다.

북한 지배층이 더할나위 없이 뻔뻔하고 야비한 족속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보망의 헛점을 노출한 떨거지들은 전원 철저히 문책해야 한다. 그나저나 안상수, 박기준, 한승철 등등은 천안함 덕에 칼날을 피해갈 수 있어 좋겠다. 북풍에 기대어 선거판을 마구 휘젓고 있는 딴나라 애들도 마냥 신나겠구나.

집단광기에 공안정국.. 다수 매카시들의 어둠의 춤사위.... 주문이라도 걸어 TV화면에서 제스로 깁스를 꺼내오고 싶다.
그의 그 유명한 직감과 공정한 양심과 치밀한 과학수사라면 이 모든 의구심을 털어낼 수 있을것만 같다.

2010년 5월 23일 일요일

부엉이가 부른 이름

망각과 기억 사이의 관계란 서로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 하나는 다른 것의 이면일 따름이란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 들뢰즈 식의 추론은 이렇다.

만약 기억이 영구히 기억으로 남아있다면 영원히 망각이란 없을 것이고,
망각이 없으면 기억도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망각이 영구히 망각으로 있다면 결코 기억이란 없을 것이고,
따라서 망각할 것도 없기에 망각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억 속에는 이미 망각이 들어있고 반대로 망각 속에는 이미 기억이 들어있다.
기억과 망각은 같은 것의 서로 다른 모습일 따름이다.


분명 미숙과 오류, 조급함이 있었음에도.. 불통정권의 파괴와 압제가 그리움과 향수의 감정을 가져온다.

부엉이가 부른 이름 노무현....
오늘따라 비까지 오시는구나.


내가 갑자기 가슴이 아픈건
그대 내생각 하고 계신 거죠.
흐리던 하늘이 비라도 내리는 날
지나간 시간 거슬러 차라리 오세요.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건
그대 내생각 하고 계신 거죠.
함박눈 하얗게 온 세상 덮이는 날
멀지 않은 곳이라면 차라리 오세요. 이렇게

그대가 들리지 않을 말들을 그대가 들었으면
사랑이란 맘이 이렇게 남는건지.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건
그대 내생각 하고 계신 거죠.
새하얀 눈꽃이 온세상 날리는 날
멀지 않은 곳이라면 차라리 오세요. 이렇게

그대가 들리지 않을 말들을 그대가 들었으면
사랑이란 맘이 이렇게 남는건지.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 이문세 「기억이란 사랑보다」

2010년 5월 22일 토요일

마티즈 광고를 본 느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TV광고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도대체 쟤는 무슨 생각으로 저런 광고를 찍었을까?
광고를 봤다면 알겠지만 몇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가지 광고 속 부부의 대화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여: 1등급 안전이든 2등급 안전이든 차는 멋있어야 돼~!!
남: (한심한듯, 화난듯) 우리 애기가 타는데~!!
여: (겸연쩍은듯) 어? 어흐~!!

얘네들은 근래에 무슨 카센터인가가 배경인 드라마에서 부부로 나왔더랬는데, 이름은 관심도 없고 잘 모르겠다.(여자애는 참이슬 광고에도 나오더라.)

하여간 여자배우는 이른바 스타일을 중시하는 쪽으로, 남자배우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대립되는 이미지를 갖게 됐는데.. 저 대사 덕분에 내 뇌리에는 개념없는 여배우로 기억될 거 같다. 생각없는 그쪽 매니저랄까 기획사 쪽의 책임도 크겠다. 심지어 여성폄하적인 냄새도 풍겨난다. 차라리 남녀의 대화가 바뀌었다면 그래도 낫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맡은 배역이나 상품에 따라 이미지를 변화시켜야 하는 배우나 모델들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은 특히나 이미지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하지 않던가.
때문에 당장의 큰돈이나 한방에 크게 뜨기 위해 덥석 아무 CF나 물어서는 안 되는 거다.
몇년 전에도 개념없이 대출 관련 CF에 출연했다가 해당 대출업체에 문제가 발생되자 부랴부랴 CF 중단을 했던 웃기는 연예인들도 있었던 거고.. 요즘엔 상조업체 쪽이 그런거 같고....
연예인이고 정치인이고 간에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우선인 세태 아닌가.

2010년 5월 16일 일요일

참스승은 어디에

오전에 신동엽이 진행하는 「300」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만으로 명문대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진행됐는데.. 중간발표로 ‘1□5’를 던져주어 흥미로웠다.

최종결과는 135로 드러났는데, 학부모 150명, 아이들 150명으로 구성되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부모들의 다수는 표를 주지 않은 반면, 아이들의 상당수가 눌렀다는 얘기다. 역시 애들은 순진+순수하군.
내가 현장에 있었다고 해도 누르지 않았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대다수 학부형들도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다.

한 아이는 인터뷰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예를 들어가며,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자신있게 내놨는데, 정작 본인은 현재 학원에 다니고 있단다. 엄마 등쌀에....

그러고보니 어제가 스승의 날이었구나.
승진ㆍ인사청탁, 촌지ㆍ찬조금 받기, 교원임용 로비, 기간제 교사 상납강요, 방과후 학교 비리, 물품ㆍ납품업체 선정 뒷거래, 수학여행 리베이트, 부정입학, 입학사정관제 비리, 몰래 자기 아들 성적 고치는 교사, 장학사 매관매직, 관권개입...... 이것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실이다. 그러면서 뻔뻔하게도 학생들의 무상급식은 반대하는 인간들이 부지기수다.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고다니 선생, 「창가의 토토」의 고바야시 소사쿠 교장선생님, 「내 생애의 아이들」의 젊은 여선생,「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 같은 선생님들은 우리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선생님이 계시다면, 그 학교와 그 학생과 그 학부형과 그 지역은 대단한 행운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조력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이 지배적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 특정한 분야에서 수월성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조력에만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이 지배적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분명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전자의 경우에 학생들은 교육에서 거의 소외되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일부 학생들은 교육에서 의도적으로 소외된다. 그렇다고 전자의 경우에 모든 학생이 높은 학업성취를 보이고, 후자의 경우 소외되어 있는 모든 학생이 낮은 학업성취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육에서 소외가 낮은 학업성취로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 윤여각(2010). 지역사회교육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프라그의 아기 예수님


프라그(Prague)의 아기 예수상..
친구한테 선물받았다.
성당에서 바자회가 있었는데, 은총이 충만한 프라그의 아기 예수님이
청원하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축복과 도움을 내려주신다는 말씀에 생각나서 구입했단다.
늘 나를 위해 걱정해주고 기도해주는 친구....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수백년전 스페인의 요셉 수사가 자신에게 발현하신 아기예수님의 모습대로 제작한 성상은 약 60㎝ 키에 세살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왼손에 십자가 달린 지구의를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동시에,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짐 스톡데일 장군의 일화가 생각난다.
어설픈 낙관주의로는 상심을 견뎌내지 못한다. 정말로 패러독스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그러나 믿음을 잃지 마라.”
프라그 아기 예수님이 주시는 교훈 같다.

“너 만일 어려움에 있거든 말하지 못할만큼 고통스럽거든
그리스도 오늘도 자신을 제대 위에서 희생함을 기억하라.”


2010년 5월 14일 금요일

깃대는 부러지고


전라남도 강진. 다산 정약용의 방대한 저술들이 씌여진 곳.. 영랑 김윤식의 모란꽃이 뚝뚝 떨어져 버린 곳..

1979년 제3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영랑과 강진」이라는 노래가 있다. 전남대 혼성 트리오가 불렀는데, 핵심 멤버인 김종률은 후에 백기완의 시에 가락을 넣어 오래도록 불려질 명곡을 하나 작곡하게 된다.
광주항쟁 희생자의 영혼결혼식을 다룬 노래굿 「넋풀이」의 말미에 삽입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그것이다.
두 영혼이 “우리가 앞서서 가나니, 살아있는 자들이여, 힘을 내어 뒤를 따르라.”고 독려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다짐하는 내용이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을 축소ㆍ훼손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수난을 당하고 있다. 5.18 민중항쟁 30주년 기념식 식순에서도 제외됐단다.
외국으로 수출됐을 만큼 대표적인 민중가요지만 요즘 얼치기 대학생 애들은 아마 이 장엄한 노래를 모를 것이다.
하기사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은 찢어지고, 깃대는 부러져 버렸으니....
촛불집회에 반성하는 자가 없다는 불통령의 일갈이 더욱 처참하다.

오래간만에 기타를 튕겨보았다.
Dm와 Gm 코드로 이어지는 단조 가락이 흔들리는 민주사회처럼 애처롭다.


Dm                                                    F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Gm/D             Dm      E7    A7          Dm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Dm                                                    F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Gm/D             Dm      E7    A7            Dm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Gm             Dm         F                A7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Gm             Dm         E7              A7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Dm                   Gm  F                    A7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Dm                   F    A7                 Dm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2010년 5월 12일 수요일

[책] 내가 사랑한 책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의 도서 목록이다.
비영어권 작품이 상당수다.
이중에 내가 구입해 읽은 책은 딱 10권이다. 그래도 스님의 2할은 된다.
책에 대한 집착이 큰 편이긴 하지만 어차피 해설서나 느낌표 역할을 하는 것이니, 이 책 『내가 사랑한 책들』 자체를 구입해 읽을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목록의 책들은 헌책방에 갈 때마다 한번씩 훑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누구처럼 출타할 때마다 스님의 책을 지니고 다녔다느니 하는 금방 뽀록날 거짓부렁엔 무감각해도 좋겠다.


01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02  장 피에르와 라셀 카르티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03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04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
05  이반 일리히 『성장을 멈춰라』
06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 씨의 행복 여행』
07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08  사티쉬 쿠마르 『끝없는 여정』
09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10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11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12  핀드혼 공동체 『핀드혼 농장 이야기』
13  칼린디 『비노바 바베』
14  야마오 산세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
15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
16  윤구병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17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18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19  장 프랑수아 르벨·마티유 리카르 『승려와 철학자』
20  이레이그루크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21  후쿠오카 마사노부 『짚 한 오라기의 혁명』
22  테드 알렌·시드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23  장일순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24  아베 피에르 『단순한 기쁨』
25  존 프란시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26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7  피터 톰킨스·크리스토퍼 버드 『식물의 정신세계』
28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29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기도』
30  E.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31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32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33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34  조안 말루프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35  달라이 라마·빅터 챈 『용서』
36  무사 앗사리드 『사막별 여행자』
37  김태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 가지』
38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39  개릿 하딘 『공유지의 비극』
40  허균 『숨어 사는 즐거움』
41  디완 챤드 아히르 『암베드카르』
42  엠마뉘엘 수녀 『풍요로운 가난』
43  와타나베 쇼코 『불타 석가모니』
44  앨런 와이즈먼 『가비오따쓰』
45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46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47  격월간지 『녹색평론』
48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49  에크하르트 톨레 『NOW―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50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2010년 5월 10일 월요일

[책] 이갈리아의 딸들


무도회에 초대받은 남성들은 성기 가리개인 ‘페호’를 착용한 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연신 땀 냄새, 옷매무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때 페호 속에 감춰진 남성을 훔쳐보며 거만하고 야릇한 시선을 흘리는 여성들...
‘하느님, 어머니’로 시작되는 기도를 하는 땅 이갈리아에선 아이의 양육은 ‘부성보호’란 이름으로 남자에게 넘겨진다.

노르웨이 출신의 게르드 브란튼 베르그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Egalia's daughters)
‘이갈리아’(Egalia)라는 가상의 땅에서 일어나는 모권제 사회를 그리고 있는 소설인데요.
평등의 낙원, 이갈리아란 그 이름처럼, 과연 이 땅이 신세계일까요?
억압받는 성이 전복되었을 뿐, 이곳에도 성과 관련된 편견과 강간, 권력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한 각종 학문의 정당화 작업은 여전하죠.
여성 운동가들이 브래지어를 불태웠듯, 남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성기가리개인 페호를 불태우고 남성문제를 계급문제로 환원시켜 설명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남성우위가 아니라 남녀가 조화된 평등한 사회.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의 바뀐 성 역할을 통해서 그간의 여성운동이 얼마나 합당하고 필연적인 것이었는지를 역설합니다.
더불어, ‘여성운동을 사회 전복의 전조’로 읽는 특권 남성에 대한 풍자를 통해, 절반의 행복으론 결코 유토피아의 이상이 실현될 수 없음을 말하는데요. 남녀문제에의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 어떤 연설이나 논리보다 분명하게 부권사회의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하는 「이갈리아의 딸들」은 한마디로, 치밀하고도 유쾌한 상상입니다.



2010년 5월 8일 토요일

이래도 피우시겠습니까?


“담배 끊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거꾸로 “담배 피우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말로 바뀌었다.

크리에이티브가 돋보이는 안티 담배 광고....
담배의 온갖 해악과 주위로부터의 핍박에도 꿋꿋이(?) 피워대는 사람들은 진짜 독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