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4월21일) … 길 위의 화음 종합예술단 ‘봄날’의 첫 번째 정기공연을 관람하러 소월아트홀 가는 길… 우선 왕십리역 11번 출구로 나갔다. 김종분 어머니는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다. “귀정이가 늦게 과외 마치고 택시를 타고 와서는 ‘엄마, 엄마’ 부르며 차비를 달라고 했어. 내가 택시비 내주면서 ‘엄마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무턱대고 왔어.’ 물으면 ‘엄마는 항상 여기에 있잖아. 엄마는 결근을 안 하니까’라고 했어.”
그 어머니(1938)는 57년 노점 만렙으로 이곳 행당동에서만 32년째 한 자리에서 길거리 점포를 꾸려오고 있다. 둘째딸 귀정이는 1991년 5월 당시 노태우정권의 신공안정책에 반대하는 범국민대회(3차)에 나섰다가 충무로역 진양상가 부근에서 26세 젊은 나이로 서러운 이별을 치렀다.
옥수수를 싸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우리 귀정이 찾아 예까지 왔다’며 그냥 주시더라. 이거 참… |
젖은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와 눈물 같은 소원들을 흩어버린다. 전태일 삼촌, 박종철 이한열 강경대 김용균 형제, 김귀정 누이, 세월호 이태원… 너무 아픈 사랑과 청춘이 너무 빨리 차가운 죽음과 대면했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본다고 했던가. #봄날 15人의 햇살은 시대의 새벽길을 걷다가 떠나간 사연들을 잘 표현해주었다. 응원 갔다가 눈물 훔치고 왔다. 추억은 섧게 적힌다.
비정규직, 산업재해, 부당해고, 갑질, 성차별,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거리의 외침에 노래를 더하고 마음을 보태려 나선 사람들… 종합예술단 봄날 제1회 정기공연(2023.4.21. PM7:30. 소월아트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