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페이스북에 재가입한 지 딱 두 달이 됐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각 지역 사업자와 함께 진행한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사업에 서포터즈로 활동한 이후 시니어층의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 배우기 과정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가입한 것인데, 대략 8~9년 만의 귀환이다.
타임라인·뉴스피드 같은 용어, 화면 구성과 설정, 공개 범위, 검색, 그룹 생성, 태그 방법을 익히고, 뉴스피드에 글과 사진을 게시해 보았다. 물론 친구를 팔로우하거나 추가하는 과정도 별 어려움 없이 수행했다. 덕분에 따뜻하고 정의로운 분들과 연을 맺을 수 있었다. 정말이지 대단한 행운이다.
그런데 두 가지 복장, 즉 ①군복 ②요가복류를 갖춰 입고 카톡 아이디를 공개하며 친구 요청하는 몇몇 여성이 골칫거리다.
가장 많은 ①번 사례는 ‘(킴)카스트로’ 계열의 미군복을 착용한 아시아 여성이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으로 학교 졸업 후 U.S.ARMY에 입대했는데 현재 다마스쿠스에 배치되어 임무 수행中이라는 줄거리가 공통이다. Kim Castro가 대표 이름이다. 차단을 했더니 Castro 성(姓)을 Casto, Casro로 바꾸거나 이름을 Kiim으로 변경하는 식으로 집요하게 친구 요청을 해온다.
두 번째는 ‘(서)가든’ 계열이다. 역시 미군 복장에 한국인 얼굴이다. Seo Garden, Kim Garden, 현김가든 등 다양한 이름이 존재한다. 심지어는 평양특별시 출신에 평양특별시 거주면서 동시에 다마스쿠스 파견 미군으로 근무中인 가공할 축지법을 시전한다. 가든류의 특이한 점은 서로 다른 두 젊은 여성의 사진이 혼재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권)권’ 계열로, 동남아 외모의 여성 미군이다. Kwon Kwon 외에도 Kim Kwon, Brenda Kwon, Kwon Jong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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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복 착용한 다마스쿠스 소재 여성들 |
야전복에 전투모 또는 베레모를 갖춰 쓴 이 여성들은 형제자매와 친척이 없고 그래서 강해지려고 군인이 되었다는 그럴듯한 안습 사연으로 무장하고 있다. 사복 입은 사진은 솔저 패션에 곁들인 양념일 터. 동일한 사진임에도 하나는 레이첼Rachel이고 다른 하나는 그레이스Grace, 한쪽은 린다Linda인데 다른 한쪽은 샤론Sharon이면서 출생연도와 출생지가 다른 걸 어찌 해석해야 할까. 우마이야 왕조의 유서 깊은 도읍 Damascus가 어쩌다가 불량 군인들 천지가 됐는지…
소수지만 금발 백인 여성군인, 중국인으로 보이는 장성도 등장하는데 위 경우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사진의 실제 주인들은 아마도 계정 해킹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바, 페북 측에서 모를 리 없으니 결정적인 피해가 입증되기 전까진 그냥 지켜보거나 방치하는 듯… 좌우간 이런 종류의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에 낚이면 금전적·정신적 낭패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오늘까지 두 달 동안 대략 57人의 군복녀를 차단했다.
전체 숫자로 보자면 ①번 군복녀보다 ②번 헐벗은 콘셉트의 성형 처자들이 훨씬 줄기차다. 상당량의 피륙이 필요한 60여 처자를 1차로 귀가 조처했다.
내친김에 기독교로 포장한 유사종교 신봉자, 독후와 토왜, 노골적인 国民の力 성향자, 외로우니 연락 달라는 유혹자, 노출 처자들의 유입 경로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살피고 대충이라도 정리하니 좀 개운한 느낌이다. 보다 상세히 검토해야 할 요청이 100여 개로 확 줄었다.
다른 이의 타임라인에 글을 쓴다든가 콕 찔러보기, 메신저 같은 건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특정인의 페북에 들어갔는데, 친구 명단이나 좋아요 목록에 헐벗은 처자들이 눈에 띄면… 아름다운 교제는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