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8일 수요일

대선후보로서 반기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인권활동 소식을 카톡과 이메일을 통해 받아보고 있다. 12월 26일자 소식은 ‘대선후보로서 반기문’에 대한 얘기다.


유엔 결의 11호에서는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정부 정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유엔 결의에도 불구하고 퇴임도 채 하기 전에 “한 몸 불사르겠다”는 유엔 사무총장…
반총장은 2016년 9월 UN고위급 대표 LGBT회의에서 ‘성소수자 처벌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임을 천명했으나, 12월 12일자 TV조선 보도에서는 동성애 등 각종 논란에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민의 정의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관한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깊은 우려를 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크리스티안 아만포 앵커로부터 ‘정치적인 발언으로 들린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한 역대 어느 사무총장보다도 유엔 고위직에 여성들을 많이 임명했다면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했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 대한 한일정부의 졸속합의를 ‘환영’했던 사무총장이기도 하다.(12월 28일 오늘은 불가역적 합의라 일컫는 을미국치 1주년을 맞아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1천263번째 수요시위가 열렸다.)
더하여 최악으로 치달은 시리아 사태와 유례 없이 심각한 난민 문제,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추문, 남수단의 대량학살... 이 모든 것에 유엔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의 다음 행보가 무엇이 되든 간에 출마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

라는 것까지가 앰네스티 소식의 내용이다.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정치 기웃거리지 말라는 안희정의 일침에 동의한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은 처신을 바란다.

2016년 12월 26일 월요일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세례명(洗禮名)은 가톨릭 교회에서 성세성사(聖洗聖事) 때 받는 이름이다. 세례 받는 이가 워너비 성인(聖人)을 선택하게 되며, 흔히 본명(本名)이라고 부른다. 해당 성인의 축일을 자신의 영명축일(靈名祝日)로 지킨다.
명례방협동조합 송년미사 때 12월에 축일을 맞는 분들과 함께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당신을 향한 계획있었죠’로 시작하는 축복송(당신을 향한 노래)을 같이 했다.


스테파노(Stephanos)는 그리스어로 ‘왕관(면류관)’이란 뜻이다. 전승에 의하면 성 스테파노는 최초의 부제(副祭, Diakonos)로 사도들에게 서품되었다. 사도행전 6장과 7장, 8장의 기록을 통해 그의 행적을 알 수 있다. 설교와 치유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기에 유태인들의 미움을 사서 산헤드린(Sanhedrin)에 고발되었고, 돌에 맞아 죽음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성 스테파노의 축일은 4세기말부터 12월 26일로 지켜져왔다.


요즘 명동성당에 가면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4000송이의 LED 장미(The Light Rose Garden)를 만날 수 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60년이 걸렸다는 추기경의 말씀이 묵직하다. 송곳 꽂을 땅 한평 없는 슬픈 생활이지만 푸른 별을 바라보며 못나게 살지는 않기를 다짐해본다.

2016년 12월 25일 일요일

사랑고개 애니골 미덕원

성탄절 가족모임으로 일산 풍동 애니골의 미덕원에서 점심을 같이 했다.
사랑고개를 한자로 애현(愛峴)이라 표기하고 이후 애현고을 > 애현골 > 애인골 > 애니골 순으로 변천해왔다고 하니 일종의 민간어원설로 볼 수 있겠다. 애니골에는 어림잡아 수십개의 대형 음식점이 몰려있는 것 같다. 종목도 다양해서 보신탕 메뉴를 제외하고는 다 있는 듯하다.


오리고기가 주메뉴인 미덕원은 가나안덕의 2호점으로 생각되는데, 찰밥이 들어간 한방진흙구이와 백목이버섯 맛이 독특한 능이버섯백숙, 들깨수제비 맛이 좋았다.

2016년 12월 24일 토요일

서울, 2016년 겨울

6호선 동묘앞역 7번 출구 동대문완구시장… 작년의 줄타는 산타에 이어 올해는 건반치는 산타를 구매했다. 현금가 8천원인데… 기타와 색소폰, 드럼까지 팀을 갖추려면 어쨌건 만만치 않겠네.


종각역 3-1번 출구(공평동)에서 바로 이어지는 종로서적.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에 폐점된 이후 어제부(2016.12.23)로 재개장했다기에 반갑게 들러봤다.


광화문광장으로 범법자들을 압송하는 퍼포먼스 행진에 격한 응원과 박수~~ 죄의식 없는 확신범들… 박ㄹ혜·최순실·정호성·김기춘·우병우·안종범·황교안 등의 낯짝이 보인다.


9차 촛불 사전집회에 기웃거리기만 해서 미안네… 君舟民水'(군주민수)…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음을 되새기길 바란다.




2016년 12월 21일 수요일

문묘 대성전과 명륜당

지난 주말에는 오래간만에 명륜동에 갔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찬찬한 답사는 못했지만, 6백년 묵은 세월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에 탕평비, 삼문, 하연대, 대성전, 묘정비각, 수복청, 전사청, 명륜당, 양재, 존경각, 육일각, 향관청, 비천당 순으로 둘러보았다.



오륜나무와 삼강나무 사이의 대성전 모습을 박아 봤다. 현재 대성전에서는 문선왕(文宣王)을 비롯하여 39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기둥 하단의 흰색은 구름 위의 높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1410년 세워진 묘정비(廟庭碑)의 비문은 변계량(1369~1430)이 지었는데, 비문을 통해 성균관과 문묘의 연혁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전사청 남쪽으로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대전고·동무고·서무고)와 남자 하인들이 머무는 수복청(守僕廳)이 있다. 수복청에는 재학당(戴學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학문을 이고 받드는 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명륜당 월대 위의 1m 짜리 비석은 1871년 3월 9일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과 관련 있다고 하는데, 한자에 약한데다 비석 자체의 마모도 심해 판독이 불가능하다.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이제 한걸음

12월 10일 그끄제 7차 주말 촛불집회에도 80만/104만이 모였다지. 12월 9일 금요일의 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은 황홀한 비극이었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광화문행 전철을 탔는데, 광화문광장에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억하는 304벌의 구명조끼가 놓여있어 숙연했지.


남원 산내에서 버스 대절해 올라오신 분들과 조우하여 콩나물국을 나누었다. 5시 반에서 6시 쯤인가 됐을 거다. 통인동 인근에서 퇴근하는 박사모 패거리와 마주쳤는데.. 정말로 짜장 한심해 보이더군.


인왕산과 서촌 일대는 트레킹으로 익숙한 곳이지만, 촛불을 들고 효자동 언저리까지 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꼭두박씨는 최성규와 조대환이 같은 사이비를 국민대통합위원장과 민정수석으로 앉혀 놓아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악착같이 천명하였다.


청문회에 끌려나온 불의한 탐욕자들은 애써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한결같이 위증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이에 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역사의 죄인들을 처벌하고, 정경유착과 부패권력을 청산해야 한다. 이제 “한 걸음”이다.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항룡(亢龍)의 유회(有悔)

진융(금용, 김용)의 무협소설을 좋아한다. 그의 대표작 사조영웅전(射鵰英雄傳)과 신조협려(神雕俠侶)에는 동사·서독·남제·중신통과 더불어 중원오절의 일인으로 꼽히는 북개(北)가 등장한다. 북개 홍칠공(洪七公)은 개방의 18대 방주인데, 식탐을 경계하여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잘랐기 때문에 구지신개(九指神丐)란 별호를 갖게 되었다.
그가 구사하는 항룡십팔장(降龍18掌)은 강맹한 외가무공이다. 항룡십팔장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위력적인 것이 한쪽 다리를 살짝 굽히고, 손으로 원을 그리며 장력을 뿜어내는 항룡유회(亢龍有悔)의 수법이다. 이 장법의 정수는 뉘우칠 회(悔)자에 있다. 주역(周易)의 건괘(乾卦) 상구(上九)에 나오는 말을 김용이 초식 이름으로 인용한 것인데,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가 있다’는 뜻이다. 공자도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교만해지기 쉬워서 종국엔 민심을 잃고 후회하기 십상이라고 했다.
요즘 朴 모씨의 일을 반추하며 항룡유회(亢龍有悔)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2016년 12월 4일 일요일

조율 한번 해냅시다

토요일 어제도 6차 촛불이 밝혀진 광화문 광장으로 나갔다. 이번이 4번째 주말 집회 동참이다.
광화문역을 무정차 통과하겠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종로3가역에서 하차하여 5번출구 인사동 방면으로 돌아나갔다.
3센치나 될까? 작은 LED 촛불을 무료로 나눠주는 분이 있어 고맙게 받아 3살배기 조카에게 건넸다. 이 아이의 눈에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촛불은 어떻게 기억될까? 동생이 만들어온 피켓을 들고 인증샷 한컷~


상당수 시민들이 청와대 100m 앞 무궁화공원 인근까지 나아갔는데, 이곳은 박근혜의 부왕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진 ‘궁정동 안가’가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Such protracted flux would do South Korea unnecessary harm. The economy is faltering because of a slowdown in China and feeble export growth in world markets. National security is parlous, with North Korea increasing the tempo of missile launches and nuclear tests just as Donald Trump, America’s president-elect, threatens vaguely that he will withdraw American troops from the South. A distracted leader with an evaporating mandate would struggle to navigate such daunting waters, as would a temporary stand-in. If Ms Park truly wants what is best for the country, she should resign immediately, without any more fuss. Asking parliament to set the terms of her departure looks suspiciously like a delaying tactic that will end up only prolonging the agony.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紙는 중국 등의 경제위축과 트럼프 당선인의 미군철수 가능성, 북한의 안보위협 등을 꼽으며 ‘박근혜가 사임해야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동생들과 함께한 170만/232만 촛불의 함성…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2016년(가해) 대림 제2주일이자 인권주일인 오늘의 화답송을 되새긴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