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핼러윈데이(Halloween Day)

핼러윈 데이(Halloween Day)는 매년 10월 31일이다. 몇 번째 무슨 요일 하는 식의 일반적인 미국의 휴일이나 명절과는 달리 요일에 상관없이 10월 31일로 정해졌다.
핼러윈 데이는 원래 귀신이나 악령이 자기 집이나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무서운 복장을 하고, 또 그해의 곡식으로 풍성한 잔치를 벌이는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토속적 풍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데 그들에게는 11월 1일이 새해의 첫날이었다. 그 전날인 10월 31일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세상을 갈라 놓는 장막이 가장 엷어지기 때문에 죽은 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자의 세상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고 믿었다.
유령이나 마귀, 귀신과 괴물, 해적과 요정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각 집을 돌면서 “Trick or treat!”(마귀인 나를 잘 대접할래 아니면 당해볼래?) 하고 외치면서 황당한 흥정을 걸어오면 겁에 질린(?) 주인은 미리 준비해둔 과자와 사탕, 초콜릿을 주어 마귀들을 달래어 보내는 것이다.
잘 익은 누런 호박의 뚜껑을 따고 속을 파낸 다음 무서운 형상의 얼굴을 새긴 후에 안에다 촛불을 켜놓는 호박 램프(Jack O'Lantern)도 빼놓을 수 없는 소품이다. 호박등(잭 오 랜턴)을 집 앞에 켜 놓으면 악마가 해코지를 안 한다고 한다.
핼러윈 데이는 켈트족의 종교적인 색채보다는 하나의 축제나 기념일의 개념으로 받아들인 미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다음으로 어린아이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성인들도 즐기는 3번째 파티란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은 아이들이 인기있는 만화나 영화 주인공으로 분장할 수 있는 복장을 사주기 위해 신경써야 하고, 젊은층도 연회장이나 바를 예약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Google Play에서 핼러윈을 만끽하세요!…
할로윈 필수품 호박모양 캔디홀더 쇼킹가…
○○일부터 ‘할로윈&호러나이트’ 축제…
요사이 들어오는 메일 내용이다. 특급호텔이나 유명 테마파크, 클럽에서도 이벤트를 마련하고… 몇몇 무개념 연예인들도 드라큘라, 마녀, 늑대인간, 뱀파이어, 좀비 코스튬플레이(Costume Play)로 주목을 받으려 하고… 이를 모방하려는 스펀지 아이들의 성화가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를 탄생시키고… 핼러윈 파티를 위한 메이크업 비법과 스페셜 레시피가 난무하고… 핼러윈 문화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유학파들이 신나는 유학시절을 떠올리기 위한 끼리끼리 모임에서 연유한 것인가, 영어유치원의 때이른 미국문화 체험하기인가, 철없는 아이들의 진탕 놀아보기 위한 건수인가, 부진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업자들의 상술인가, 켈트족 풍습을 축일로 변형한 기독교가 득세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세계화(Globalization)는 바로 미국화(Americanization)임을 신봉하기 때문인가.
서구문화권도 아닌 우리가 굳이 미국의 파티를 챙겨야 하는 당위성이 궁금해진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남아시아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남아시아(South Asia) 7개국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부탄, 몰리브이다.
시민청 태평홀에서 진행된 `남아시아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강좌를 지난주에 마쳤다.
7회에 걸쳐 진행된 강의명은 아래와 같다.
ㆍ인도는 울퉁불퉁하다
ㆍ파키스탄 - 찬란했던 인도의 이슬람 문화는 어디로?
ㆍ방글라데시 - 타고르의 나라, 그라민 은행
ㆍ스리랑카 - 불교의 나라, 타밀 타이거스
ㆍ네팔 - 에베레스트, 힌두교, 마오이스트
ㆍ몰디브 - 지구온난화
ㆍ부탄 - 행복지수란 무엇인가?


인도 강좌를 통해 카스트와 자티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종교적 접근인 카스트와 사회·경제적 개념인 자티(Jati; 직업이자 생계수단)는 세습이 된다는 공통점 때문에 혼동할 수 있다. 각 지역마다 사회·경제구조의 자티에 의해 카스트 위계가 달라지게 된다. 신 앞의 평등을 주장하는 무슬림 역시 힌두와 마찬가지로 자티로서 불평등을 수용했다. 힌두와 이슬람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루 나낙이 창시한 시크교 또한 노동을 신성시하기는 하지만, 신분차별로 드러나는 자티 시스템을 버리지 않았다. 영국의 인도 식민지정부도 평등을 가르치는 기독교의 포교활동을 막았다. 간디마저 카스트를 옹호했다.
이 가운데 라마크리슈나의 제자로 카스트 철폐와 불평등한 사회구조 타파를 외쳤던 힌두 성직자 비베카난다(Vivekananda)의 발견은 신선한 수확이었다.

사실 일본의 인기만화 「포켓몬스터」 캐릭터들은 인도의 힌두신들을 차용한 것이다. 인도 신화 「라마야나」에서 악마의 섬으로 설정된 스리랑카는 마우리아 왕조 아소카왕의 아들인 마힌다를 통해 불교가 전래되었다. 1948년 영연방국가로 남는 범위 내에서 독립을 챙취하고, 1972년 국명이 타밀어인 실론(Ceylon)에서 싱할라어인 스리랑카(Sri Lanka)로 변경되었다. 점차 입지가 좁아진 타밀인들이 타밀호랑이(Tamil Tigers)를 조직하여 무장독립투쟁을 벌이는 와중에 1991년에는 라지브 간디를 폭사시키는 등 위세를 떨쳤으나, 싱할레스 군대의 무차별 소탕작전으로 정부군에 항복하면서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은 종결되었다.

아니 초잉 돌마(Ani Choying Dolma)의 승려음반을 알게 되었는데, 영혼을 읊조리는 듯한 잔잔한 음색이 편안함을 준다. Ani는 티베트어로 여자 승려를 뜻한다. 초잉 돌마는 1971년생으로 13세에 출가했다.


몰디브는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해봐야 해발고도 2m에 불과한 수몰위기에 처해 있기에 기후조건이 비슷한 인도, 스리랑카, 호주 등에 유상매입을 통한 32만명의 국민 이주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네팔이 전세계 유일의 힌두왕국이었다면, 부탄은 전세계 하나밖에 없는 불교왕국이었다.


인도 자다푸르대학 사회학 박사과정의 정호영 강사는 7회차의 강의 기간 동안 연카키색 더블 트렌치코트의 패션을 보여주었는데, 컴퓨터 활용에 그리 능숙해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남아시아 각국의 상황을 한국의 맥락과 비교·대조하는 설명 시에는 한국 역사 지식에 몇몇 문제점을 보이기도 했는데… 가령 남아시아 국가의 사회주의자들이 실시한 토지개혁을 이승만의 정책과 매치한 대목이 그것이다. 이승만은 유상매입 유상분배의 농지개혁을 실시한 것이지,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개혁를 시도한 적이 없다. 농지는 토지의 일부분일 뿐이다. 법령 이름도 농지개혁법이다.
그러나, 계량화할 수 없는 행복지수를 산출하여 발표하는 부탄정부의 트릭이라든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오래된 미래」에서 보이는 일방향적인 시각, 신혼부부들이 블로그에 올리는 몰디브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 숨겨진 긴박한 현실 등등 몇몇 통찰은 머리를 쭈뼛하게 만드는 훌륭한 것이었다. 정호영 선생님의 강의에 감사드리며 더욱 학문에 정진하시어 성취 이루시기를 기원드린다.

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시민교육의 현실 심포지엄

지난 목요일 경복궁 동십자각 옆 까만색 외양이 이채로운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된 2013 시민교육 심포지엄 `한국 시민교육의 이론과 현실`에 다녀왔다.
시민교육은 생활세계에 밀착된 것이어야 한다는 도정일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등의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됐다.


우리가 회복하고 실질화해야 할 교양교육의 중심축에 시민교육이 존재함을 역설한 우기동 교수는 스스로 문제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력의 함양 방법을 정리했다. 교양은 그 자체로 목적이며, 교육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높이가 된다.
윤종희 교수는 레이먼드 윌리엄스(R. Williams)를 인용하면서 공교육이나 계몽주의, 특정의 정치활동과 차별되지 않는 기존의 시민교육에 대한 개념정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자본축적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직업주의화된 공교육에서 배제된 갈등적 성격의 지식들을 시민교육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숭희 교수는 OECD가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서 우리나라 성인들의 언어 및 수리력, 컴활능력이 중하위권으로 조사됐음을 소개했는데, 특히 영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에서는 세대간의 능력 차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면서 이는 교육격차에서 기인함을 언급했다.
김영삼 장학사는 학습에 있어서의 자기주도성은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일상생활은 늘 생활지도의 대상으로만 제한되는 이중적인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밖에 각 지역과 단체·조직의 구체적인 사례로써 곽봉재, 이필구, 이호, 이난현, 김미란, 한희창 제씨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YMCA, 풀뿌리운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천시, 서울시민대학의 현황을 소개해 주었다.
요컨대 시민교육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작돼야 하고 어떤 내용도 포함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처럼 통일성을 갖는다면 그건 이미 시민교육이 아니다. 시민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평생교육사, 어떤 책을 읽는가 3

10월 24일 29차 평생교육사 목요회합… `평생교육사, 어떤 책을 읽는가` 3번째 시간.


<발표 순서>

변자형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시정곤 외, 한겨레출판
노영규 「나를 바꾸면 모든 것이 변한다」, 제임스 알렌, 이너북
김영은 「피로사회」,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정찬남 「당신도 화술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윤치영, 책이있는마을
홍미경 「내 친구에게」, 유진 피터슨, 홍성사
박세윤 「오푸스」, 더글라스 맥어렌, 태동출판사

 

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비비텍 D825ES 프로젝터

vivitek D825ES Projector는 연구원 모임 때 사용하는 DLP방식의 프로젝터다.
2009년 12월 최초 출시 때는 119만원이었는데, 얼마후 6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단종된 지금엔 20만원 후반대 가격도 조회된다.
국내 제품보다 저렴하고 기능이나 성능이 나쁘지 않은 편이나, 파워포인트 화면을 돌리다보면 색감이나 텍스트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램프 가격이 10만원 미만으로 싸다는 것이 강점이다.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우클릭하면 속성메뉴로 들어갈 수 있다.
대략적인 스펙을 보면…
DLP프로젝터 / SVGA(800×600) / 2600안시 / 2200:1 / 화면비율 4대3
/ 최대화면 255인치 / ↕키스톤조정 / 무게 2.6㎏ / 램프 2년(5시간)

프로젝터를 종료시키는 방법은 전원버튼을 한번 누르고, 1초 뒤에 한번 더 누르면 된다.
(처음 눌렀을 때 우측 하단에 문구가 나오는데, 그때 한번 더 누르면 된다.)
여타 프로젝터와 마찬가지로 프로젝터 상단 렌즈 윗쪽의 2개 레버 중 앞쪽 레버가 초점, 뒤쪽 레버가 줌기능이다.
주요 입출력 단자는 다음과 같다.


제조사별로 노트북을 프로젝터로 연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ㆍ삼성 : Fn + F5
ㆍ삼보 : Fn + F8
ㆍ컴팩 : Fn + F4
ㆍHP : Fn + F4
ㆍLG : Fn + F7
ㆍNEC : Fn + F3
ㆍ소니 : Fn + F7
ㆍDell : Fn + F8
ㆍ도시바 : Fn + F5
ㆍ후지쯔 : Fn + F10

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2013 씨알재단 북콘서트에 다녀와서

지난주 월요일(10월 14일) 저녁 연지동 기독교100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씨알재단 창립 6주년을 맞아 개최된 북콘서트(Book Concert) 중 2부 순서에 다녀왔다.


다석(多夕) 유영모(1890~1981) 선생과 그의 큰 제자인 신천(信天) 함석헌(1901~1989) 선생의 사상에 대해 알고 전하고자 마련된 시간.

첫 순서는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
성서학자 정양모 신부님(다석학회 회장)은 451년의 칼케돈 공의회를 언급하면서, 건드릴 수 없는 불가침의 기독교 교리인 삼위일체론과 예수의 양성론(인성+신성)을 넘어선 것이 바로 다석 유영모의 사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 신부님의 인식에 따르면 박흥호 목사님은 다석우파, 박영호 선생님은 다석좌파로 볼 수 있다.

두번째 도서는 『다석 전기 : 류영모와 그의 시대』
박영호 선생님(다석사상연구회 연구위원)은 다석의 직계제자이므로 다석의 일생과 사상을 일차적으로 일별하는 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기독교 2천년사는 곧 기독교 쇠망사이며,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바울신앙으로 변질된 기독교는 예수가 없고, 불교는 부처가 없다는 현실진단과 기독교의 주의기도에서 ‘하늘에 계신’으로 한정하면 그 존재가 작아질 수 있으므로 잘못된 번역이라는 해석은 나름 충격이었다.

세번째 책은 박재순 목사님(씨알사상연구소 소장)의 『유영모 함석헌의 생각 365』
다석과 신천의 어록을 병렬시키면서 사실은 같은 의미라고 풀어낸 명상록 성격의 책인데, 예수는 나누어질 수 없는 온생명의 사람이라는 해석이 인상적이다. 우리 인생사의 모진 비바람을 ‘빌고 바라는 일’로 풀어낸 다석의 통찰과 언어유희에는 입이 딱 벌어진다.


전체 진행에 성결교회 최인식 교수(서울신학대), 마무리 서평에 이정배 교수(감리교신학대)가 수고해 주셨다.
지금도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교수(1909~2005)가 1909년생이니 세계사적으로 보면 다석·신천과 엇비슷한 시간을 살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씨알사상의 대가라는 세분 패널을 모시고 진행된 북콘서트 3중주는 뚜렷한 불협화음은 없었으나 또한 환상적인 아름다운 협음도 부족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견이다.
종교다원주의를 수렴하고 있는 씨알사상에 대해 혼합종교사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대략 3개 조직·단체로 나뉘어 있는 지금의 모양새가 다양성의 확장이라는 면에서는 바람직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나 내부적인 통합성에서나 외부에서 보는 정형화된 이미지에는 해가 되는 면이 없는지도 고민해봐야 할 점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와 젊은층에게 널리 알리고 소구할 수 있는 전략도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젊은층은 시대의 가치관과 문화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계층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에 일독한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권의 흐릿한 기억과 2시간짜리 북콘서트 관람으로 씨알사상에 크게 경도됐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터.
유영모와 함석헌 두 사상가의 관점을 바탕으로 그 외연과 내재 모두를 넓히고 깊게 하는 일은 결국 생각하는 개개 씨알들의 몫일 것이다.

씨알모임은 김익완 선생님이 소개해 주셔서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간 씨순길을 통하여 몇몇 안면을 익힌 선생님들께 일일이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먼저 퇴청하여 죄송한 마음이다.

2013년 10월 19일 토요일

비틀거리는 가을

수락산 능선길 중턱에서 건너다본 북한산(백운대)과 도봉산의 전경.


7호선 수락산역 2번출구 노원골, 오전에 수락산에 오르면서 보니 등산로 입구 디자인거리에서 제5회 천상병공원 문화 축제한마당이 열린다고 분주하더군.


공원이라 할 것도 없는 자투리땅에 달랑 정자 하나와 시인의 모습을 담은 청동 등신상이 전부다.


독재정권이 동백림사건에 연루하여 그의 육체를 망가뜨렸지만, 세상 소풍 끝내고 귀천한 천상병 시인은 행복의 의미를 알고 있던 게 분명하다. 생전의 시인 곁에는 늘 고마운 아내가 함께 했다. 나 역시 홀로 이 소풍을 치르고 싶지 않은데…
요즘 왜 이리도 소주가 단 것일까. 그저 비틀거리는 걸음이 맘 편한 가을이다.

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사표 대신 여행계획서 쓰기

사표 대신 여행계획서 쓰기… 28차 평생교육사 목요회합에서는 「열흘짜리 배낭여행」의 저자 김유경 선생님이 강의해 주심.


무슨 이유에서인지 빔이 작동하지 않아 애써 준비해 오신 PT 자료는 모니터 화면으로 봐야 하는 난감한 상황. 강사님께 참 죄송했지. 아름다운 수준급 영상이 많았지만 내가 기대하던 강의내용과는 좀 차이가 있더군.


마비된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행.
언젠가 인도와 네팔을 걸어보고 싶다.
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은 이제 그만.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리고 터키… 가보고 싶은 나라가 하나 더 늘었다.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
ㅈㅔㄴㅈㅏㅇ 가을 타나 보다.

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말뿐인 축제 또는 말로만 축제

지역단위에서는 평생학습축제라 명명하고, 전국단위에서는 평생학습박람회로 변경됐고…
축제와 박람회의 차이는 뭘까?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exhibition은 교역전의 의미가 강한 듯하고, 상대적으로 exposition(EXPO)은 축제적인 요소가 짙은 듯한데… 요컨대 축제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공공의 성격으로 개최되는 여가와 관광 목적의 문화, 예술 및 스포츠 이벤트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각 지역사회의 문화적 정체성에 근원을 둔 문화제, 페스티벌, 예술제, 제전, 경연대회 등 다양한 형태로 개최되는 축제가 지역축제다.


지난 9월 6일(금)부터 8일(금)까지 사흘동안 여의도공원에서 진행된 2013 서울평생학습축제(Seoul Lifelong Learing Festival)는 Festival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평생학습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전시·발표·체험하는 장을 마련하여 학습자에게는 성취감을 얻게 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여 평생학습사회 구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가 과연 얼마나 성취되었을까.


규모보다 내실이라는 말도 있지만, 1천만 인구를 보유한 거대 메트로폴리스 서울이라는 광역 브랜드 치고는 규모가 한참 모자라고, 창의적 콘텐츠 역시 부실하고, 장기비전도 불분명하고, 현장 Venue(교육청관계자)들의 콧대는 여전히 높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이라는 관 주도의 전시행정이라는 느낌을 쉽사리 지울 수 없다.


차라리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그 다음주 11일(수), 12일(목)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개최된 제3회 시민교육박람회가 훨씬 내실있는 알짜배기 행사였다.


획일적인 이벤트성 행사, 무분별한 벤치마킹, 지역성의 결여 등 10돌을 이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리도 질적 성장이 더딜 수가 있을까. 시민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는 진정 요원한 일일까. 행사 관계자들은 ‘축제’라는 단어의 의미부터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반려동물과 경매프로그램

10월 10일은 1911년 신해년 우창봉기를 도화선으로 쑨원이 260여 년에 걸친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동아시아 최초의 민주공화정을 수립한 날이자, 또한 1945년 북쪽 아해들의 노동당 창건일이기도 함.
2013년 쌍십절(雙十節)은 27차 평생교육사 목요회합의 날.
첫번째 프로그램은 유년시절부터 다양한 동물들을 접하고 길러오신 김태균 선생님이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동물과 평생교육의 연계란 타이틀로 자유로운 토크 형태로 진행해 주심.
유기동물 문제와 동물학대 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표출됐지만,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 내년 복날 무렵에 ‘개고기 논쟁’ 등을 주제로 다시한번 진행해야 할 듯.


두번째는 잠물 주인 찾아주기 프로그램이 진행됨.
내게는 크게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넘겨지면 유용하게 사용될만한 집에서 잠자고 있는 물건들을 가져와 경매를 통해 필요한 주인을 찾아주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은 평생교육사협회의 사업을 위해 사용하도록 기부하여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중구여성플라자 홍미경 관장님이 아이디어를 내어주시고 일일 경매사로 수고해주심.


모이스처 한가득한 화장품 세트와 파우치, 지방을 마구마구 흡입해주는 신비의 녹차환, 피땀어린 마라톤 기념메달, 아프리카 초원에서 온 기린문양의 토속 나무목걸이, 금발형태의 청소용 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웃음짓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 쓱쓱 스무스하게 써지는 만연필, 좔좔한 지성피부에 도움을 주는 기름종이 등 다양한 경매물품을 득템하고 푸짐한 마음으로 한컷~!!
반드시 사이버틱하고 스포티하며 메탈릭한 핫아이템 물건이 아니어도 충분한 즐거움~!!

 

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세종대왕상과 문화융성을 위한 국어정책의 방향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은 ‘인류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의 창제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고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기구를 장려하기 위해 1989년 6월 21일 제정해 1990년부터 세계 문해의 날(International Literacy Day)인 9월 8일에 맞춰 매년 2명(곳)에게 시상해오고 있는 상이다.
올해 2013년에는 인도 인적자원개발부 산하 전국문맹퇴치기구(National Literacy Mission Authoritym, NLMA)와 아프리카 차드공화국 구에라어 촉진 협회(Federation of Associations for the Promotion of Guera Languages, FAPGL)가 수상했다.
आपका  स्वागत  है।  압까 스와가뜨 헤… 수상단체 관계자들은 567돌 한글날에 맞춰 문체부의 초청을 받아 내한했는데… 인도에서 오신 분들이 10월 10일 어제 국어생활연구원 김희진 이사장님의 안내로 우리 한국여성생활연구원에 내방하여 정찬남 원장님을 통해 한국 문해교육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알아보는 일정이 진행됐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다중언어국가인데, 어느 언어도 인구의 3분의 1을 점유하지 못한다. 인도 국립문해국(NLMA)은 2009년부터 26개 언어로 제공되는 ‘삭사르 바랏 미션’(Saakshar Bharat Mission, 글을 읽을 수 있는 인도)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과 청소년의 문맹 퇴치와 평생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NLMA에서 준비한 동영상과 여성생활연구원이 MBC 추석특집으로 기획한 DVD를 번갈아 감상하기도 하고, 문해수업 중인 우리 어머님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 이은희 선생님은 인도의 교육현장에서 양성 평등 문제에 대해 질문하셨고, 뒤이어 필자도 교육에 있어 남여간의 성차별뿐만 아니라 무슬림에 대한 힌두의 종교차별은 없는지, 카스트나 자티에 따른 계급차별은 없는지를 질문했다. 남부 타밀인들에 대한 지역차별은 차마 질문하지 못했는데… 바이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통역을 통하여 “현재 인도에서는 공식적으로 모든 차별은 철폐됐다”는 정치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좌우간 서로간의 문해교육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10월 11일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여자아이의 날.
오전에 ‘문화융성을 위한 국어정책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개최된 2013년 한국어문학술단체연합회 전국학술대회에 다녀왔다.
첫번째 기조발표에서 연세대 김하수 교수는 국어순화 문제와 함께 일종의 이중언어 모델로 지역 방언의 활용 방안과 우리만의 번역 정본을 마련하여 인용의 출처로 공용하자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하수 교수의 설정에 따르면 현재 한국어는 동쪽의 일본어, 서쪽의 중국어, 북쪽의 러시아어, 남쪽의 영어에 둘러싸여 지정학적인 호구에 빠진 위기상황이다.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가 진행한 두번째 기조발표에서는 서두에 인용한 아래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헬라 제국을 건설했던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는 전쟁 중에도 항상 독서를 했다. 그가 이집트를 정복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명명하고, 이 도시에 거대한 도서관을 세운 일은 어떤 전쟁 영웅에게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알렉산더는 책 읽어주는 병사를 정하고 매일 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Illiad)>를 읽게 했다. 그리고 잠들 때는 침상 옆에 칼과 함께 ‘일리아드’를 두었다고 한다. 알렉산더의 롤(roll) 모델은 일리아드에 나오는 ‘아킬레우스’였다. 알렉산더는 페르시아의 수사 성을 점령하고, 전리품으로 화려한 보석함을 얻었을 때, 그는 아름다운 보석이 장식된 그 보석함에 <일리아드>를 넣었다고 한다. (플라비우스 요세프스, 유대 고대사 : 1231)

싸움터에서도 고전을 탐독하는 군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것으로 금일 학회의 주제인 문화융성의 국가전략과 연결시킨다면 아무래도 관제의 냄새가 풍길 수밖에 없겠지만, 파워 엘리트들이 “Leader is Reader”의 명제를 실천하고 문화적 실천교육으로 추동하는 과정은 필요할 법도 하다.
개인 일정상 오후에 진행된 국어학, 국문학, 국어교육, 한국어교육의 개별 분과 섹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어교육학 분과모임이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