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8일 토요일

평생교육사, 어떤 책을 읽는가 2

9월 26일 평생교육사 목요모임… `평생교육사, 어떤 책을 읽는가` 2번째 시간.
책 읽지 않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국민의 30%는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놀라운 통계.
최근의 책 기피 현상에는 팍팍한 생활고와 스마트폰의 영향이 크겠지.
독서가 점점 더 소외받고 있지만… 세심하게 책을 고르고, 잘 읽고, 잘 나눈다면 책은 여전히 최고의 학습 도구가 된다.


<발표 순서>
노영규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배수진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존 가트맨, 한국경제신문사
변자형 「코칭 다이나믹스」, 선종욱, 이담북스
홍미경 「내 안의 어린아이」, 에리카 J. 초피크, 교양인
정찬남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피터 드러커, 한국경제신문사
김삼희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 쌤앤파커스
유영훈 「꿈꾸는 다락방」, 이지성, 국일미디어
박세윤 「프로이트 정신분석」, 프로이드, 정민미디어
정찬영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오그 만디노, 한마음사
정희원, 김태균……

 

2013년 9월 24일 화요일

송편 재활용 레시피

송편(松餠)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쑥, 치자, 대추 등을 다지거나 우려내 고운 색을 내고, 여기에 소를 넣어 반달모양으로 빚어서 시루에 솔잎을 켜켜이 놓고 찐 떡을 말한다.
소에 따라 팥송편, 깨송편, 콩송편, 대추송편, 밤송편, 도토리송편, 감자송편 등으로 나뉘며 대개 고려시대부터 일반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사용하면 피톤치드(phytoncide)를 빨아들인 송편이 향은 물론이고 부패까지 늦춰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또한 송편이 반달 모양인 이유는 동그란 보름달처럼 앞으로 더 성숙하고 풍성해지라는 염원을 담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다른 명절음식과 마찬가지로 송편 역시 개당 약 225㎉로 칼로리가 높다.


추석이 지나고 송편이 좀 남았는데, 약간 상한듯한 느낌이지만 버리기는 아깝고 하여 레시피를 찾아보니 송편우메기로 재활용할 수 있단다.
송편에 찹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튀기면 우메기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여기에 꿀을 바르고 대추나 잣을 고명으로 더하면 바삭바삭한 송편 튀김과 함께 송편의 속과 대추, 잣이 어우러져 맛깔스럽게 재탄생한다니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잡채 역시 김말이로 튀겨봐야지. 70억 인구 중 비만인구가 10억 여명이고, 기아인구도 10억 여명이라지 않나. 처지곤란의 음식이란 존재해서는 안 된다.

2013년 9월 23일 월요일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관람

9월 22일 일요일 오후, CJ토월극장 공연 관람. 예술의 전당은 처음이다.
제목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R석 8만원, 공연 첫날 2시 마수걸이 무대다.
고종과 달리 확실하게 밝혀진 명성황후의 진짜 사진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는 ‘사진박기’를 꺼려한 명성황후의 정치적 안배에서 연유한다고 파악한 연출가 이지나씨의 잃어버린 얼굴 찾기가 펼쳐지는 연출의 바탕이다.


극의 배경은 1895년 을미년 음력 8월 20일, 경복궁 내 건천궁에서 벌어진 참담한 역사, 을미사변이다.
잃어버린 세계, 잃어버린 도시,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계절, 잃어버린 우산, 잃어버린 너, 잃어버린 역사, 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것들… ‘잃어버린~’으로 시작하는 어휘들은 뭔가 아리고 비극적이다.
주인공은 명성황후지만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명성황후에 의해 비참한 가족사를 겪고 원한의 마음을 품게 된 ‘휘’라는 가상의 인물(사진사)이다.
쇄국정책,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 등 구한말에 대한 근현대사를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극의 흐름을 원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브제로 활용된 대형 액자는 사진이라는 소재로 볼 때 적정한 선택이었다. 사진을 ‘찍는’다고 하지 않고 ‘박는’다고 표현한 어투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음악과 무용, 안무, 퍼포먼스 모두 수준급이었다.
2시간 30분간의 숨막히는 긴장감… 공연은 9월 29일(일)까지 계속된다.


잃어버린 얼굴의 주인공은 1851년(철종 2) 여성부원군 민치록의 외동딸로 출생, 1866년(고종 3) 3월, 16세의 나이로 부대부인 민씨의 추천을 받아 조선의 왕비가 되었다.
1895년(고종 32) 10월 8일 일본 낭인의 습격을 받아 시해당한 후 폐위되어 정식 장례절차를 치르지도 못하고 경기도 양주 숙릉(肅陵)에 묻혔다가 2년만인 1897년(고종 34) 광무원년 11월 22일에야 국상이 치러지고 청량리 밖 홍릉(洪陵)으로 이장되었다. 1919년 고종 승하 뒤 다시 양주군 미금면 금곡리 홍릉으로 이장되어 고종과 함께 묻히게 되었다.
망국의 왕비 ‘민비’일까? 구국의 여걸 ‘명성황후’일까?
시대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현재진행형이다.


초대해 주신 박순진 선생님, 함께 해주신 정찬남 교수님 감사해요~

2013년 9월 17일 화요일

평생학습코칭

9월 12일 25차 평생교육사 모임은 코칭전문가 선종욱 코어코칭연구소 대표의 ‘평생학습코칭’으로 진행됐다.

코칭(Coaching)이란… 코치(Coach) + 코치이(Coachee) + 상호관계(Accountability)가 결합된 개념으로 상대방의 자원을 활용하여 상대의 성장을 촉진하는 코치의 전문적 활동을 의미한다.
코치(Coach)는 멘토·선생·선배·전문가·촉진자·평생교육사·코칭전문가 등을 가리키며, 훈련·임상·경험·창의성과 통찰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코치이의 자원을 코치이의 성장에 사용하면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동기부여·격려·피드백·도전·방향제시 역할을 해준다. 초창기에는 코쳐(Coacher)라고 불리기도 했다.
코치이(Coachee)는 상대방·제자·멘티·후배·고객·평생학습자·자기 삶의 전문가를 가리키며, 에너지·장점·성격·기질·배움·지식·경험·환경·지위·역량·능력·건강성·특성·종교·정체성 등의 자원을 활용하며 내부에 성숙·발전·역량향상·생각의 확장·발상전환·능력증진·전진 등의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비슷한 개념들과 코칭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강의현장에서 필자가 질문했던 내용이다.
우선, 기존의 유사 개념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티칭(Teaching)전통적으로 정보를 주거나 지식을 전달
멘토링(Mentoring)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충고하고 방향과 의견을 제시하며 지도
트레이닝(Training) : 반복해 습관이 되도록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
컨설팅(Counsulting) :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상담과 자문에 응해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
카운슬링(Counselling) : 과거의 상처 치유(Therapy)

이에 상응하는 코칭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① 인격과 사역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
② 성장과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들을 모든 삶의 영역에 적용
③ 인격 발달과 일 처리 그리고 인간관계를 개선시키는 능력
④ 사람들이 가진 자원을 발견하고 개발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
⑤ 미래의 비전과 잠재력 발견
이렇게 봤을 때 코칭(Coaching)은 퍼실리테이팅(Facillitating ; 촉진)의 개념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태인의 학습방법인 ‘질문학습’이 코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칭의 핵심 기술은… 묻고(질문) → 듣고(경청) → 가치를 부여(피드백)하는 것이다.
코칭 대화 과정은 Goal(목표), Reality(현실), Option(대안·선택), Wrap-Up(행동 마무리 ; Will실행, When언제)로 진행된다.
미국의 존 휘트모어(John Whitmore)가 개발한 그로우 GROW 모델의 질문 사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G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십니까?
③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R 지금(현실)은 어떻습니까?
O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대안)은 무엇입니까? 또? 또?
⑥ 그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시작(실행; Will)하시겠습니까?
W 언제(When)부터 시작하실 수 있습니까?
⑧ 고맙습니다.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⑨ 당신이 시작했다는 것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⑩ 다음에 만날 때 당신의 성공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달랑 인스트럭션 렉처 2시간을 듣고 3천시간 이상 수련한 선선생님의 내공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하여 선종욱 선생님이 저술한 「코칭 다이나믹스」(이담북스, 2010, 2만2천원)를 알라딘을 통해 구입했다. 시간을 두고 숙독해야겠다.


코칭은 스포츠 코칭에서 발단하여 비즈니스 코칭으로 확대되었고, 이어 라이프 코칭과 학습 코칭 분야 등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왔다. 한국사회가 미국의 현상을 답습한다고 볼 때 향후 코칭의 시장성과 발전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평가한다. 평생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더 늦기전에 이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2013년 9월 16일 월요일

교학사 역사책 치워버림

“발행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려 했으나 교과서 검정 절차상 출판사가 최종 합격한 검정교과서에 대한 출판권을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가 없게 되어 있어 교육부의 검정 절차에 따르고자 한다”는 것이 교학사 대표이사의 오늘 기자회견 워딩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저자들의 몫이며 출판사는 출판만 담당한다는 얘긴데… 어찌됐든 사이비들을 섭외하고 집필을 의뢰한 쪽은 (주)교학사 아니겠나. 이렇게 되면 교사와 학생이 서로 함께 성장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상징성은 무색하게 된다.


널부러진 책들을 정리하면서 교학사에서 출간된 사회과 책들은 아예 치워버렸다. 초등학교 시절 ‘표준전과’로 공부했던 추억이 아려온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지탄을 하면서 정작 본국의 잘못된 역사인식과 기록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지하고 심지어 조작까지 시도하는 치들의 수준미달 논조를 더이상 보고싶지 않다.
교육부의 의도적인 부실검정도 의심된다. 쯧쯧… 내년에 교학사가 출간한 한국사 교과서로 공부하는 아이들은 짜장 불쌍하게 됐군.

2013년 9월 13일 금요일

정리가 인테리어다

9월 5일 24차 평생교육사 모임의 주제는 「정리 컨설팅… 주방 & 냉장고」편.
고가구점 ‘운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리정돈 컨설턴트 이귀봉 강사님을 모시고 진행됨.


시간이 없어서, 몸이 힘들어서, 집이 좁아서… 정리를 안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생활 스트레스가 오고, 자원의 낭비도 야기하게 된다.


정리에도 단계가 있다. 일단 전부 꺼내서 남길 것과 버릴 것으로 나누고 종류별로 분류하여 목적에 맞게 물건들의 자리를 정하고 유지하기. 여기에 사람의 동선까지 고려하면 완빵이다.

 수납의 원칙   ① 물건에 집을 만들어 주는 것. ② 같은 용도는 하나만. ③ 내년에 안 쓰는 물건은 처분. ④ 내게 매력적인 물건만 남김. ⑤ 70% 수납.


 냉장고 속 음식은 얼마나 안전할까?    냉장고를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된다.
① 재고조사 철저히  ② 냉동은 한번 사용 분량 포장  ③ 날짜 및 라벨  표시  ④ 자주 먹는 반찬 따로  ⑤ 음식에 따라 보관 위치 다르게  ⑥ 적절한 수납도구활용


정리란, 내가 쓰는 최소한의 물건만 남기는 것이다. 쓰레기의 무게는 내 마음의 무게가 된다. 공간을 비워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보인다.
이귀봉님 曰,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단다.
그래서 다짐해 본다. 오늘부터 하루에 한가지는 미련없이 무조건 버리기로~!!

귀한 강의해 주신 이귀봉 선생님, 섭외해 주신 박세윤 선생님, 동참해 주신 선생님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2013년 9월 10일 화요일

9월의 씨순길… 사가정 망우길

2013년 9월 씨순길의 출발지는 7호선 사가정역 1번 출구. 언제나처럼 이재섭 선생님의 모두설명과 함께 사가정시장을 통과하여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사가정 공원.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대구 출생으로, 호는 사가정(四街亭) 또는 정정정(亭亭亭),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어릴 때부터 재주가 뛰어나 6세에 독서하고 시를 지을 줄 알아서, 신동으로 불렸다. 19세(1438년)에 진사과와 생원과에 연달아 합격하였고, 25세(1444년)에 대과에 급제하여, 집현전박사라는 관직으로 벼슬을 시작하였다.
세종에서 성종까지 45년간 여섯 왕을 모시면서 69세의 나이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6조 판서와 한성부 판윤, 대사헌, 대제학 등을 역임하였고, 23년간 문형(文衡)을 담당한 대문호이자 전형적인 대각문인(臺閣文人)으로 매월당 김시습과 함께 당대 최고의 문인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그 대표적인 편저로는 「경국대전」「동문선」의 편찬과 「동인시화」「필원잡기」를 저술하여 조선전기 어느 문인보다도 다양하고 많은 저술을 남겼다.

이곳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면목동에서 장안평 사이 지역에 거주했던 서거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공원명칭을 ‘사가정공원’으로, 공원 내 정자 명칭도 ‘四街亭’으로 정하고 공원 입구까지 연결된 ‘사가정길’도 서울시에서 도로명칭을 정할 때 서거정의 호를 인용했다고 한다. 요약컨대 이곳 길을 사가정길, 지하철역을 사가정역, 공원을 사가정공원이라 이름붙인 것이다. 서거정의 묘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에 있다. 참고로 한명회(韓明澮)의 호도 亭(정자 정)자를 쓴 압구정(狎鷗亭)이었다.


사가정공원 내에는 서거정의 대표적인 시 4편을 골라 설치한 시비(詩碑)가 있다.
펼쳐진 책의 형상으로 조각된 ‘한중(閑中)’에서는 한가로움을 사랑한 서거정의 삶의 모습을 보는 듯 하고… 붓을 형상화한 ‘춘일(春日)’은 겨울이 가고 꽃이 피기 전, 이른 봄의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서정적 자아의 심회와 조응시켜 읊은 것이며… 조금 열려진 문 모양의 ‘독좌(獨坐)’에서는 퇴근하여 집에서 한가롭게 지내는 여유로움을 볼 수 있다.
오동잎 조각의 ‘수기(睡記)’는 여름날 한가롭게 낮잠을 자다가 빗소리에 깬 후 순간적으로 와닿는 느낌을 형상화한 것인데, 코스가 달랐기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사가정공원을 통해 깔닥고개라 불리는 산능선에 오르면 오른편에 용마산과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고 왼편으로는 망우공원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있다. 망우공원길로 접어들면 많은 항일 애국지사와 예술인들의 묘와 기림비를 볼 수 있다.
망우리(忘憂里) 고개는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과 구리시와의 경계가 되는 곳에 위치한 고개로서, 태조 이성계가 지관을 통해 훗날 자신이 묻힐 명당을 찾게 했는데 지관이 찾아낸 검암산(儉岩山) 밑 동구릉(東九陵) 내의 건원릉(健元陵) 터를 유택으로 정한 후, 흡족한 마음으로 망우산 고개 위에서 쉬면서 신하들에게 “아아 이제야 근심을 잊게 되었구나.(어사 오우망의 於斯 吾憂忘矣)”라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현재 망우리고개는 옛 고개보다 남쪽에 새로 낸 고갯길이며, 옛 고개의 위치는 중앙선의 망우역과 도농역 사이의 기차 터널 윗길이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하냐.”고 일갈한 죽산(竹山) 조봉암(1899~1959) 선생의 묘. 봉분 둘레의 호석(護石; 둘레돌)이 대나무 형상이다.
1959년 7월 31일… 이승만 정권에 의해 진보당사건으로 간첩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죽산선생은 2011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복권되었다. 이제 뒤편이 텅 비어 있는 조봉암의 백비(白碑)를 채우는 일은 온전히 우리 후손들의 몫이 되었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써, 이같은 본성은 남이 꺽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고 읊은 만해(萬海) 한용운(1879~1944) 스님의 묘.
출가 전에 얻은 따님이 반대하여 현재 큰스님의 유해는 국립묘지로 이장되지 못하고 있다. 딸자식된 입장에서 볼 때, 부친의 유해를 국립묘지로 이장하면 합장되어 있는 모친의 유해만 홀로 망우리공원에 남겨지기 때문이다.


호암(湖巖) 문일평(1888~1939) 선생의 묘. 백암(白巖) 박은식(朴殷植)은 혼(魂),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는 낭가(郎家), 호암(湖巖) 문일평(文一平)은 심(心),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는 얼, 신천(信天) 함석헌(咸錫憲)은 씨알로써 우리의 민족정신을 표현하였다.
삼성그룹의 호암재단은 문일평 선생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혹시라도 삼성측이 문일평 선생을 존경하고 기리기 위해서라고 착각하지 마시길… 그저 창업주 이병철씨의 호라는 것이 문일평 선생과 같은 ‘호암(湖巖)’일 뿐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葦滄) 오세창(1864~1953) 선생의 묘. 선생은 고서화의 감식과 전각(篆刻)에 있어서도 당대의 일인자였다. 육당 최남선이 기미독립선언문을 써서 위창에게 가져가 보였더니 위창선생이 잘못된 문장을 지적하면서 “요즘 애들, 한문 몰라서 큰일 났다”고 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분이다.


어린이의 영원한 벗, 소파(小波) 방정환(1899~1931) 선생의 묘는 봉분이 돌로 이루어진 다소 특이한 형태다. 망우리 공동묘지가 들어선 1933년에 방상훈의 조부 방응모는 금광사업으로 번 돈으로 조선일보를 인수하고 이어 고사포를 장만해 일본군에 헌납했다. 워낙에 희귀 성씨라서 소파선생 역시 조선일보 방씨일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떨떠름한 시선을 가졌는데, 이재섭 선생님께 여쭤보니 전혀 무관하단다. 소파선생께 죄송하다.


평소의 음침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실제 걸어보니 산책이나 등산로로 훌륭한 조건을 갖추었고 거기에 역사공부까지 더할 수 있는 자연과 문화의 공간이었다. 이곳에 묻힌 애국지사들의 공과를 철저히 검증해서 국립묘지로 정중히 모시고, 얼토당토 않게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 매국노나 독재정권의 하수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어야만 하겠다.

2013년 9월 8일 일요일

트윈스 1위 탈환

2013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는 트윈스와 라이온즈의 맞대결 경기.
상당히 오래전 올스타전 관람 이후 오래간만의 야구장 나들이네.
그땐 6천원 했었는데… 오늘 보니 지정석 없는 외야가 8천원이다.
경기장 곳곳에 ‘무적 LG’니 ‘최강 삼성’이니 하는 풍선막대가 팡팡거리더군.
예전 LG의 풍선막대는 노란색인지 흰샌인지였는데 오늘 보니 빨간색으로 바뀐거 같더라.

1회초 라이온즈가 선두타자의 솔로홈런으로 앞서 나갔지만, 1회말 트윈스가 정성훈의 투런홈런으로 역전을 시키고 3회말에도 박용택의 안타로 1점을 추가하여 3:1 스코어.
7회초에 라이온즈가 1점을 따라붙었고, 7회말에는 트윈스가 다시 작은 이병규의 적시타로 2점을 달아나 5:2 상황. 8회초 라이온즈가 기회를 잡아 2점을 추격했지만, 최종 스코어는 5:4로 마무리됐다.
트윈스 선발 리즈는 150㎞를 훌쩍 넘는 쾌투를 구사하지만, 공끝이 묵직하지 못하고 제구가 썩 좋은 편은 못된다. 봉중근 역시 PS 진출시 신뢰를 보내기엔 요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회초와 7회초에 고의는 아니었지만 리즈의 데드볼이 나왔고, 7회말에는 그에 대한 보복성 빈볼이 나와 하마터면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질뻔한 긴장된 상황도 연출됐다.
라이온즈 입장에서는 6회초, 7회초, 8회초에 연속으로 맞이한 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트윈스 베이스볼팀이나 베어스 야구단을 좋아하는 것이지 거대 재벌그룹인 삼성이나 LG를 지지하는 것이 아님이다.
이병규, 봉중근, 이승엽, 오승환… 두 팀간의 경기에서 내노라 하는 선수들은 모두 출동했다. 앞으로 트윈스, 라이온즈, 베어스, 히어로즈가 벌이는 치열한 순위싸움이 더욱 볼만할 것이다. 오래간만에 녹색 그라운드에서 치맥을 곁들이면서 박수도 치고 주먹도 불끈 쥐어 보고 고함도 지르고 스트레스 해소 팡팡~

2013년 9월 4일 수요일

평생교육사 모임 - 평생교육사, 어떤 책을 읽는가

매달 마지막주 평생교육사 모임은 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8월 29일 23차 모임에서는 서로가 권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발표순서

변자형 「자본주의」 홍기빈, 책세상
노영규 「엉클 톰스 캐빈」
배수진 「교육의 빛」 이케다 다이사쿠, 예손미디어
박지혜 「잠수복과 나비」 장도미니크 보비, 동문선
김현희 「지금까지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 권도갑, 애니트레인
김현경 「관점을 디자인하라」 박용후, 프롬북스
홍미경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아잔 브라흐마, 이레
김수현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윤선현, 위즈덤하우스
박세윤 「고산자」 박범신, 문학동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전혜린, 민서출판사
김승현 「스승은 있다」 우치다 타츠루, 민들레
정찬남 「소피의 세계」 요슈타인 가아더, 현암사
강혜경 「열흘짜리 배낭여행」 김유경, 예담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독서가 더욱 소외받고 있지만… 세심하게 책을 고르고, 잘 읽고, 잘 나눈다면 책은 여전히 최고의 학습 도구가 된다.


다음 9월 26일 독서토론에도 많은 평생교육사 분들이 함께 자리하여 유익한 나눔의 시간 갖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쥐~


지금까지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잠수복 속에 갇혀 나비를 꿈꾸는 사람보다는 낫다.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다. 하루 15분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고 관점을 새로이 디자인해서 내 안의 술취한 코끼리를 길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 평생교육의 빛이 됩시다~

2013년 9월 3일 화요일

품위 유머 활용법

8월 22일, 평생교육사 22차 모임에는 협회 이사이자 웃음치료 전문가인 박인옥 소장님을 모셨다.
컨택 시의 강의 타이틀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유머 활용법’이었으나, 현장에서는 ‘품위 유머 활용법’으로 포커스가 다소 바뀌었다.


숫자를 활용한 자기 소개법, 2% 상상력을 동원한 유머창조, 기존의 유머를 활용한 유머기법과 스토리텔링, 비유를 통한 유머, 세일즈유머, 종교유머 등 다양한 테크닉이 소개되었다. 유머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흔히 여성들은 유머감각 있는 남성에게 호감을 갖는다고 한다.
대인관계에서 화법은 중요한 요소이며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꼭 달변일 필요는 없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작은 센스 정도는 갖춰야할 것이다.


다수의 유머기법을 익히고, 유머의 필요성을 돌아보는 웃음 만땅의 시간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참여해 주신 평생교육사 선생님들, 박인옥 이사님께 감사의 인사 전해 드린다.

 

2013년 9월 2일 월요일

지리산 구룡계곡

9월 1일(일), 지리산 구룡계곡 등산길…


이곳은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었던 곳이라 하여 용호동(龍糊洞)이라 불리었으며, 약 400년 전 이 지역의 선비들이 용소(龍紹) 앞 넓다란 바위 위에 6각형 모양의 정자를 지어 육모정(六茅亭)이라 이름하였다. 원래의 육모정은 뒤에 보이는 계곡 변바위 위에 있었으나, 1960년 큰 비로 유실되어 현위치로 옮겨져 복원되었다.
술취한 객들이 등산화를 신고 함부로 올라가 고성방가를 예사로 일삼는 낯뜨거운 광경…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육모정 맞은편에 위치한 춘향묘(春香墓)는 소설(또는 전설)과 사실(fact)의 혼동이다.
남원부사 이한림의 자제… 알성시에 장원급제하고 이조참의, 대사성, 이판, 호판, 좌우영상을 다 지낸 이몽룡의 내자로 숙종대왕께서 정렬부인으로 봉하신 춘향이 어찌 이씨문중의 선산에 묻히지 못하고 이곳에 홀로 떨어져 있단 말인지?
춘향전을 읽어보면 “매 맞아 죽거들랑… 한양성으로 올려다가 서방님 선산 발치에 묻어주고 비문에 새기기를 ‘수절원사 춘향지묘’라고 여덟자만 새겨달라.”면서 죽어서라도 이몽룡의 가문에 편입하려는 춘향의 강한 신분 상승 의지가 나타나고 있지 않나.


이곳은 떨어지는 물살에 패인 바위의 모양이 마치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처럼 생겼다하여 이 지방 사투리인 구시(구유)를 써서 ‘구시소’라 부르고 있다. 예전에는 큰 나무토막이나 큰 돌을 길쭉하게 파내어 만든 구유모양을 띠고 있었는데 1960년대 발생한 큰 홍수로 인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곳은 구룡계곡(九龍溪谷) 9곡(曲) 중 제 7곡인 비폭동(飛爆洞)이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반월봉(半月蜂)인데, 거기서부터 흘러내린 계곡 물이 이곳 폭포에서 떨어지며, 아름다운 물보라(抱沫)가 생기는데 그 모양이 마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비폭동이라 불리우고 있다.


구룡폭포 앞 다리 위에서 한컷~!! 사진 우편으로 20m 정도 따라 올라가면 바로 구룡폭포. 아래쪽 매표소에서 대략 3.1㎞ 거리다.
구룡폭포… 심산유곡일지언정… 이름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규모다.


참고로 지리산둘레길 전 구간은 아래 그림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