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아방궁은 도덕적으로 완벽

 “누가 봐도 좋은 땅이 하나가 있어요. 그린벨트 내에 집을 짓기도 어려운데 고급 한정식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이 얼마 전에 팔립니다. 지난 5월 우리 가카의 아드님에게./ 얼마짜리예요?/ 50억가량 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신 우리 가카가./ 근데 가카 아드님입니다./ 아드님은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으신가?”
요즘 장안의 화제인 <나는 꼼수다>의 한 토막.

퇴임 후 봉하에 사저를 지어 입주한 노무현을 두고 당시 딴나라 홍준표는 “누구처럼 고향에 아방궁을 지어놓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비난했었지.
요즘 서울시장 후보에 뻔뻔 나서고 있는 딴나라 나경원 역시 “재임기간 내내 온갖 자리를 만들어 국민혈세를 낭비하더니 이제 퇴임 후를 위해서 국민 혈세를 물 쓰듯 하고 있다.”며 억지를 부렸지. 그러나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며 그때그때 달라지는 나경원스러운 예측가능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걔네들이 좋아하는 수치로 얘기해 볼까.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는 대지 4262㎡(1289평), 1층 단독주택인 건물 372㎡(112평)로 공사비까지 총 12억원 가량이 들어갔지. 그에 반해 이명박의 내곡동 사저는 건물 부지 463㎡(140평), 경호관들이 활용할 경호시설용 부지 2143㎡(650평) 총 9필지 2606㎡(788평) 매입에 54억원을 써부렀네. 부지 매입에만 이미 봉하 사저 총 비용의 4배가 넘는 금액. 특히 경호시설 부지는 봉하마을 경호시설 부지(1155㎡ㆍ350평) 매입비 2억5900만원의 16배가 넘네그려.
역시 토건 출신이라 다르군. 내곡동 사저건립에는 다운계약서 작성, 불법증여,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 갖은 의혹이 증폭되고 있지만, 봉하마을을 다녀간 수십만 국민들 중 누구도 ‘아방궁’이라 부르는 사람은 없지. 혹자의 말처럼 취임 전에는 도곡동, 임기 말에는 내곡동 파문… 정말 퇴임 후에 ‘곡’소리 날지도 모르겄네.

야후에서 베트트 폴(Best Poll)로 11월 6일까지 진행 중인 ‘네티즌 한표’ 코너
 
어처구니 없게도 “현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가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또라이들이 40%나 되는군. 열에 네명 정도는 해마가 없다는 무서운 야그. 날씨도 쌀쌀한데 집밖에 나가서는 더욱 몸을 사려야 하겠음.

2011년 10월 12일 수요일

남원기행2

두번째 남원 여행… 10.7(금)~8(토) 1박 2일


남원 도통동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그 이름도 찬란한 중화요리 전문 ‘당나라’
중국집 이름이 ‘당나라’네. 절대 잊어먹지 못할듯.



운봉초등학교 내 수령 410년 됐다는 웅장한 느티나무. 19m 높이에 둘레는 6.5m… 보호수로 지정된 1982년을 기준으로 410년 전이면 1572년 경이니까 선조 연간으로 대략 임진왜란 발발 20년 전이 될 터이니, 이 나라 조선의 모진 역사를 모두 목도했겠군. 그나저나 운봉초등학교 교정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박선생님 댁 오른편을 찍은 모습. 사진의 가운데 부분이 백두대간이라고 함. 때문에 이 경계를 기준으로 사진 위쪽으로는 섬진강으로, 아래쪽으로는 낙동강으로 물길이 뻗어있다고 한다.
원래는 지세가 말의 허리를 닮았다하여 馬騕(마요)라 칭했는데 , 임란후 사명대사가 마을에 매화향이 감도니 바꿔 부름이 좋겠다고 하여 그후부터 매요(梅騕)마을이 되었다는 썰이 전해오는 곳.



첫날엔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5시간 가까이 양이쁜네 고구마밭에서 호박고구마를 캐며 땀 깨나 흘림. 제초작업이 제대로 안되어 이랑의 비닐을 뜯어내는 일만 해도 장난이 아니었음. 결국 여덟 이랑 중에 두 이랑은 날이 어두워져 마치지 못함. 간만의 괭이질·호미질에 손바닥엔 물집 뽕뽕, 허리는 에고에고 끙끙. 마을 이름을 다시 마요(馬騕)로 바꾸어야 할 듯.



이튿날 회덕에서 시작한 둘레길 산행 중에 들른 덕치리 샛집.
억새풀로 이은 지붕의 재질이 마치 일본 기후현 시라카와고 마을의 ‘갓쇼즈쿠리’(합장가옥)를 연상케 한다.





사진에서는 색깔 구분이 힘들지만, 아래쪽 연보라색 꽃이 ‘쑥부쟁이’, 위쪽 하양색 꽃이 ‘구절초’다.



양이쁜 숲해설가에 의하면 ‘사무락 다무락’은 사망(事望) 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하면 ‘오늘도 무사히’가 되지 않을까.
길손들이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는 것인데, 나도 일신과 가족·지인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제일 위쪽에 자그마한 조약돌을 하나 올려 놓았지.



10월 초순의 차가운 개울가에서 발견한 큼직한 가재 녀석. 겨울잠을 자려면 부지런히 먹어 두어야겠구나.



산행 중에 만난 희한한 포즈의 나무들. 안내판에는 연리지 어쩌구 저쩌구 적혀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그건 아닌듯…



옛시대에 사약(死藥)의 재료로 쓰였던 독초 ‘천남성’
가을이라 색이 발갛게 변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이런 말이 절대 통하지 않으니 입에 대서는 절대절대 안됩니다.



‘골쇄보’라고도 하는 양치식물 ‘넉줄 고사리’ 무리. 예뻐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둘레길이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호젓한 산길이 갈수록 망가지면서 넓어지고 있단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일찌기 노자가 말하지 않았나. 무소속 산우회… 정말 아니러니 하군.



정금 열매. 버찌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알맹이는 조금 작다. 썰에 의하면 블루베리와 유사한 효능을 갖춘 토종 열매라고 한다. 산행 중에 몇 번 열매 맛을 봄.



산행 중에 눈맞춤한 연보라빛의 ‘산비장이’. ‘추억’이라는 꽃말과 잘 어울리는 예쁜 빛깔이네. 언뜻보면 엉겅퀴랑 비슷하지만 가시는 없다. 어린순을 나물로도 먹는다고.
이렇게 해서 회덕에서부터 주천까지 대략 7㎞ 가을산을 걸었네.



서로 다른 양조장 세곳에서 제조된 남원골 춘향이 막걸리. 남원에서도 막걸이 열풍은 대단한가 보네. 가격도 착해서 한병에 단돈 1천원이더군. 내 입맛엔 서울 지역 막걸리에 비해 조금 더 사이다향이 나는 듯 하다. 귀경길에 종류별로 한병씩  3병을 사가지고 왔지.



남원터미널에서 찍은 제19회 흥부제의 홍보 포스터. ‘만복사저포기’는 알고 있으면서 ‘흥부전’의 공간적 배경이 남원인 건 잊고 있었군.
올해 안에 다시한번 발걸음할 기회가 있을랑가 모르겄네.
양이쁜 누님, 고구마 잘 먹겄시유~

2011년 10월 8일 토요일

원자력 발전

중3 사회 ‘자원의 이용과 자원 문제’ 소단원에 나오는 괄호넣기 문제다.

“최근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구조에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두 가지는 (                )과(와) (                )(이)다.”

정답을 넣어 문장을 완성하면

“최근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구조에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두 가지는 ( 원자력 )과(와) ( 천연가스 )(이)다.”

가 된다.

천연가스는 고갈자원임에도 불구하고(자원의 유한성) 신재생 에너지로 잘못 알고 있는 아이들이 소수 있다.

석유의 가채연수는 40년, 천연가스와 우라늄은 각각 60년씩이다. 헌데, 이것들의 가채연수는 어찌 된 영문인지 10년 전과 변함없이 똑같다.

원자력발전소는 한국에 21기, 일본에 54기, 중국에 13기가 있는데, 중국은 현재 30기를 짓고 있으며 추가로 23기 건설이 계획돼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은 각가 10기와 33기가 동해를 감싸고 있다. 이 43기 중 꼭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실수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동해와 그 연안은 죽음의 바다, 죽음의 땅이 되고 말 것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일본 국민의 의식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원전신화가 말 그대로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죽음과 파멸이라는 공포로 체험했기 때문이리라. 유럽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이미 탈원전을 결정했다. 원전 발전비중이 전체의 34%나 되는 세계 5위의 원전국가인 우리로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텐데도 어어 하는 사이에 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는 재가동에 들어가 버렸으니, 정부와 전문가집단의 에너지 의식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은 가히 낙제라 할만 하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로 포장된 원자력산업…
역시나 피해자는 발생해도 가해자, 책임자는 없는 형국을 만드려고 하는가.
왜 위기인지 모르는 게 위기다. 미스터리다. 어찌 공생이 아닌 공멸을 선택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