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 사이에 의도적인 `신종플루 걸리기` 놀이가 유행이라고 한다.
신종플루에 감염돼 학교에 가지 않고 한 1주일 잘 쉬기 위한 목적이다.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친구 옆에 붙어 다니고, 운동을 한 뒤 손을 안씻는 것은 물론 감기 걸린 학생이 쓴 마스크를 빼앗아 착용하는가 하면, PC방에서 장시간 키보드를 따딱거린 손으로 코를 비비고 음식을 먹는다는 비방까지 나돈다는 것이다.
심지어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많이 생겨서 학교차원의 대대적인 휴교를 하면 더 좋겠다는 데로 관심이 모아진다.
신종플루가 가져온 요즘의 학교 풍경이다.
예전에 눈병이 유행했을 때도 아이들은 서로 눈물을 찍어 비벼대고, 출석부에도 눈병 걸린 친구의 눈물을 발라서, 출석부를 만진 선생님들이 눈병에 걸려 수업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내곤 했는데...
신종플루 역시 나는 병이 걸려도 며칠 쉬면 낫는 거고, 설마 내가 죽지는 않겠지 라는 자의적인 믿음이 깔려 있다. 전형적인 `개인적 우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창 자라나는 건강한 아이들이 신종플루에 걸려 사망할 확률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 가슴이 얼마나 철렁할는지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신종플루에 걸린 상태의 아이 본인이 다른 친구나 노약자를 감염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사회 공동선이랄까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들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부재이고, 총제적인 교육의 부실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듯 하다.
결석하고 싶은 아이들의 부적응행동을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만큼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상당수라는 것인데,
이런 사실을 확인하는 마음이 아뜩하기만 하다.